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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어린시절을 다룬 영화, 파벨만스

공노사노 2023. 4.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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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

영화 '파벨만스'는 스필버그의 자전적 영화다.

영화 '파벨만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파벨만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영화로 옮겼다. 자신의 영화 스타일과는 다른 조용한 전개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어린 '새미 파벨만'은 엄마와 아빠를 따라 영화를 본다. 처음 보는 영화는 파벨만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세실 B. 드밀' 감독의 '지상 최대의 쇼'를 본 어린 파벨만은 모형 기차를 가지고 영화에서 만났던 장면을 재현하고자 한다. 기차가 충돌하는 장면을 십 수 번 반복하는 어린 아들의 호기심에 엄마와 아빠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준다. 이지적인 아빠는 이론적인 접근을, 감성적인 엄마는 아들의 호기심을 높게 평가하는 방식으로. 결국 파벨만은 엄마의 기대대로 점점 영화의 세계에 빠져든다. 

 

입학 후에는 학교 친구들을 등장시킨 영화를 제작해서 호평을 얻기도 한다. 그런 어린 친구의 관심에 동네 주민들도 동참하여 제법 그럴듯한 영화를 찍어 같이 감상하기도 한다.

 

가족 캠핑을 갔던 파벨만스 가족은 행복한 가정을 주제로 영화를 촬영한다. 촬영한 필름을 편집하는 새미는 촬영된 필름에서 뭔가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한다. 아빠 친구이면서 가족 모두와 친한 베니 아저씨가 엄마와 가까이 지내는 모습이 렌즈에 잡힌 것이다. 결국 엄마와 아저씨가 적절하지 않은 관계라는 사실을 안 새미는 엄마에게 냉정하게 군다. 음악을 좋아하는 엄마 미셸은 일만 아는 남편보다 농담을 잘하고 자주 웃게 해주는 아저씨 베니에게 호감을 가졌던 것이다. 엄마는 애써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고 변명을 해도 사춘기 새미를 설득할 수는 없다.

 

가족사를 다룬 이 영화는 사실 스필버그가 자신의 어머니 사후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엄마의 비밀을 엄마 생전에 영화로 밝힐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한편 유대인인 스필버그는 학창시절 인종 차별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학교에서 받은 수모를 영화에 담았다. 물론 직설적인 것은 아니고 우회적으로 갈라 치기 작전을 썼다. 자신을 학대하는 두 친구 중에 하나는 영웅처럼 내세우고, 반대로 더 얄미운 친구는 비열한 모습으로 접근했다. 결국 영화가 끝나고 두 사람은 갈라서고 영웅시된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그간의 과오를 반성한다. 새미는 영화의 힘을 경험한 것이다. 

 

새미는 아는 경로를 이용해 자신이 존경하는 '존 포드'를 만난다.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나타난 감독 '존 포드'는 호기심에 가득 찬 새미에게 질문을 한다. 벽에 붙은 영화 한 장면을 두고 '뭐가 보이냐?'라고 질문하다. 화면에 담긴 장면을 소개하는 새미에게 감독은 '그게 아니고, 지평선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질문하다. 지평선은 하단에 있었다. 다른 그림 앞에 서게 한 감독은 또 묻는다. 다시 장면을 소개하는 새미에게 '지평선이 어디에 있냐?'라고 묻는다. 지평선은 상단에 있었다. 두 화면 모두 지평선이 하단 아니면 상단에 있었다. 중간에 있지 않았다. 감독은 불친절하지만 간략하게 지평선이 중간에 있으면 지루하다는 설명을 한다. 그리고는 거칠게 '나가!' 달라고 소리친다.

 

새미는 황급히 문을 나선다. 

 

나가다 돌아선 새미는 미소를 지으며 감독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건물을 나선다.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서서 가는 새미의 발걸음은 가볍다. 멀리 보이는 지평선은 가운데에서 아래로 카메라 앵글이 바뀌면서 영화는 끝난다. 

 

짐작컨대, 스필버그에게 영감을 줬던 순간이었지 싶다. 자신의 자전적 영화를 흔들리는 듯한 카메라 앵글에 급하게 틸딩시키면서 끝낸다. 여기서 뭔가를 말하지 싶은데 영화에 대한 조예가 짧아 더 이상의 상상은 안된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잘 보여주는 내게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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