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공노사노 2023. 6. 2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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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원천석

1330년에 태어난 원천석은 원윤적의 아들로, 정용별장을 지낸 원열의 손자입니다. 학문에 뛰어나고, 고려 말, 조선 초의 정치 상황에 실망하여 치악산에서 농사지으며 부모를 돌보았습니다. 유학 발전에 기여했으며 어린 이방원의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태종이 그를 조정에 불렀으나 원천석은 부름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원천석의 흥망이 유수하니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에 가을풀만 

오백년 도업이 피리소리에 잠겼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다 운수가 있으니, 고려의 옛 궁궐터인 만월대에 가을 풀만 무성합니다. 고려 오백 년 왕조의 흔적은 목동의 피리 소리에 잠겨 적적합니다. 석양에 길을 가는 나그네(화자)는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한양으로 수도를 천도한 뒤에 쓸쓸하게 버려진 송도를 지나면서 자신의 심정을 시로 옮겼습니다. 그는 치악산에 은거하며 조정의 부름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태종은 원천석의 집을 찾아갔으나 미리 소문을 듣고 산속으로 피합니다. 왕은 계석(溪石)에 올라 스승을 기다리다가 돌아갔다고 합니다. 

 

후세에 태종이 올랐다는 그 바위를 '태종대(太宗臺)라 부릅니다.

강원 횡성군 강림면 강림2리 2116번지 태종대

원천석은 만년에 야사 6권을 저술하고 '이 책을 가묘에 감추어두고 잘 지키도록 하라'고 자손들에게 유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증손대에 이르러 국사와 저촉되는 점이 많아 화가 두려워 불살랐다고 합니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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