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용됐던 죽간(竹簡) 형태의 책
중국에서 사용됐던 죽간(竹簡) 형태의 책
개요
죽간(竹簡)은 대나무를 잘라서 만든 서사(書寫) 도구로, 중국 고대에서 종이가 발명되기 전까지 문서를 기록하는 주요 매체로 사용되었습니다. 대나무를 세로로 쪼개고 다듬은 후,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여 글을 새기거나 붓으로 먹을 이용해 기록했습니다. 죽간과 함께 목간(木簡)도 사용되었는데, 목간은 나무를 이용한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형태 및 제작 과정
죽간은 대개 길이가 20cm 내외였습니다. 여러 개의 죽간을 가죽끈이나 명주실 등으로 엮어 하나의 책 형태를 만들었으며, 이를 편(篇)이라고 불렀습니다. 긴 문서를 기록할 경우 죽간을 여러 개 연결하여 두루마리처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나무 채취: 적절한 크기의 대나무를 선택하여 일정한 길이로 자름.
- 표면 가공: 대나무 표면을 매끄럽게 갈아 글씨를 쓰거나 새길 수 있도록 준비.
- 구멍 뚫기: 한쪽 끝이나 양쪽 끝에 구멍을 내어 끈으로 엮을 수 있도록 함.
- 글씨 기록: 붓과 먹을 이용해 글을 쓰거나, 칼로 새겨 기록.
- 보관 및 관리: 말아서 보관하거나 나무 상자에 넣어 보존.
사용 시기 및 역사
죽간은 춘추전국시대(기원전 5~3세기)부터 사용되었으며, 한나라(기원전 206~서기 220년) 시대까지 널리 쓰였습니다. 이후 후한(後漢) 시기에 종이가 발명되면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으나, 공식 문서나 중요한 기록을 남길 때는 여전히 죽간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나 공자의 *논어(論語) 같은 고전들도 처음에는 죽간 형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용 및 활용
죽간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 문서 기록: 행정 문서, 군사 기밀문서, 법률 조항 등
- 학문 및 교육: 유교 경전, 철학서, 역사서 기록
- 개인 기록: 편지나 일기 등 개인적인 글 작성
- 천문학 및 의학 기록: 음양오행설, 역법(曆法), 약초학 기록
단점과 한계
죽간은 실용적이었으나 몇 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 무거움: 많은 양의 글을 기록하려면 여러 개의 죽간을 묶어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무거웠음.
- 부피가 큼: 한 권의 책이 매우 두껍고 부피가 커서 보관이 어려움.
- 제작 번거로움: 글을 새기는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렸으며, 수정이 어려움.
- 보존 문제: 습기나 불에 약해 손상이 쉬웠음.
주요 출토 사례
중국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죽간 문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장가둔(張家墩) 한간: 중국 후베이성에서 출토된 한나라 시대의 죽간으로, 행정 문서와 유교 경전이 포함됨.
- 마왕퇴(馬王堆) 한묘: 기원전 2세기 무덤에서 나온 죽간 문서로, 의학과 도교 관련 내용이 많음.
- 은허(殷墟) 갑골문과 병행된 죽간 기록: 갑골문과 함께 사용된 사례가 발견됨.
종이 발명 이후의 변화
한나라 후기에 채륜(蔡倫)이 종이를 개량하면서 점차 죽간의 사용이 줄어들었습니다. 종이는 가볍고 제작이 쉬우며, 보관이 용이해 빠르게 보급되었고, 3세기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문서가 종이로 제작되었습니다.
현대적 의미
오늘날 죽간은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박물관에서 전시되며, 고대 중국의 문서 관리 및 기록 방법을 이해하는 중요한 유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죽간의 모양을 본뜬 전통 서적이나 기념품이 제작되기도 합니다.
정리
죽간은 중국 고대 문화와 학문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기록 매체로, 오늘날에도 유물로서 연구되고 있으며, 동양 고전 연구에 있어 필수적인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