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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 신문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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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신문

'혼란造成에 강력對處'
1986년 12월 2일 화요일 서울신문 1면 기사.

갑자기 웬 신문 조각?

사실은 2월에 백수를 채우시고 소천하신 친구 아버님 집에서 발견한 신문이다.

1986년 신문 조각

신문에 얽힌 사연이 있다.
돌아가신 후에 짐 정리를 하는데 누님이 전한 말.
'아버님이 오래전에 담근술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는 얘기였다.
퇴색한 박스를 둘러매고 있는 플라스틱 노끈이 녹아서 흐물흐물한다.

햇수를 헤아리니 어언 36년.

일제강점기가 36년이니, 짐작이 가는 기간이다.

오래되어 퇴색한 담근술 박스

박스를 열었다. 거기에는 곱게 익은 술이 열 개가 잠자고 있다. 유리병에 고무 코크로 덮개를 한 잘 익은 위스키처럼. 뚜껑도 약간은 흐물거리지만 안은 괞찮다. 아버님이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계시면서 퇴직할 즈음에 담근 술인 것 같다.

곱게 익은 담근술

1986년이면 다음해에 6월 항쟁이 있었고, 우리의 민주 의식은 한보 전진할 때다. '場外투쟁 더 이상 不容'이라는 작은 제목도 보인다. 당시만 해도 신문에 한자를 반 정도는 섞어서 제목을 쓰곤 했다.

 

'87 예산안 처리...' 기사에는 '新民선 實力저지...'라는 작은 제목도 보인다.

 

그런 암울한 시절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요즘 돌아가는 세태는 쩝~~~

 

아버님이 남긴 보약 '담근술'을 한 모금 했다. 그리고 나머지는 폐암으로 8개월째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는 당숙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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