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평촌마을에서 수박마을까지
한 학우가 올렸습니다.
벚꽃길 사진을.
영문과4학년 단톡방에.
오늘 나들이는 가사문화권을 돌자.
그 중심에는 '평촌마을'이다.
이리 마음을 먹습니다.
더욱 결정적인 한 수는 그 학우가 올린 지도였습니다.
개나리와 벚꽃길을 지도에 친절하게 그려서 올렸더라구요.
더 이상의 망설임은 예의가 아니다 싶어, 카카오맵으로 광주호 주변 '용대'를 검색했습니다. 찾아진 노선은 17번, 광주병원 하차. 2-1 또는 2-2로 환승하여 '용대'에서 내리면 된다는 검색 결과를 믿고 17 번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그러나,
광주병원에서 환승을 위해 1시간을 기다려도 안 오는 군내버스.
실망이 컸습니다.
천연기념물 관방제림을 찾기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그때가 한참 'KBS 음악실, 보이는 라디오' 시간이었습니다. 311 노선을 확인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진명 학우님 죄송!, 또 죄송! 그렇게 정성을 올려 주셨는데...
친구도 뜨개질을 멈추고 급하게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내 설명은 짧게 '버스 없다.'로 끝.
대신, 보라(보이는 라디오) '살롱 드 첼로' 피아졸라 음악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https://youtu.be/2k-iPua3LmE
뉴요커와 떠나는 담양 기행
생태와 인문학의 천년 담양
담양 벚꽃은 이직 일렀다. 아니, 정상이다. 4월도 되기 전에 핀 아파트 벚꽃이 정신이 나갔지. 아직 덜 핀 천년 담양은 정상이었다. 우리가 내린 곳은 '죽록원' 바로 한 정거장 앞, '향교교'
커피 중독증이 있는 뉴요커의 흐릿해지는 얼을 깨우기 위해서는 '가베'가 필요했다.
'금강산도 가베후경'
뉴요커는 제국에서 즐긴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홀짝이고서야 다시 뜨개질을 시작했다. 나는 그 사이에 사전 답사를 했다. '제국의 신민'은 '제국의 시민'을 위해 이 정도는 다반사다.
담양은 평일인데도 북적댔다. 국수거리도 관방제림도 꽤 사람들이 있다. 죽록원 입구에는 어떤 입지자가 지지자들 앞에서 일장 '연설'을 한다.
'선거의 계절'이다.
여행 멘토 길동형이 안내한 코스를 밟았다.
1번 국수집 통과,
2번 돼지갈비집도 통과.
급하게 돌아 왔다.
미제 선홍은 여전히 카페 구석에서 한가하게 뜨개질이다. 난장이나 다름없는 카페에서 뜨개질에 집중하는 뉴요커 선홍, 제국시민의 자만일까? 아니면 노년의 뻔뻔함일까?
국수로 점심
담양은 전국적으로 소문난 '국수 거리'가 있다.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페달질하는 여성 자전거 드라이버 뒤를 따라 '미소국수'를 찾았다. 이 집은 길동형이 소개한 집이다. 면에 댓잎을 넣어 가공했다고 똥똥한 젊은 주인이 설명한다. 면발이 파랗다.
관방제림
국수로 점심을 때리고 가지만 앙상한 '관방제림'을 걷는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관방제림'은 담양천변의 관방제를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숲이다. 오리 정도 되는 관방제에 300여년 된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등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는 벚나무도 있다. 담양 벚나무는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꽃망울이다. 망울은 예나 지금이나 '설렘'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관방제림이 끝나는 곳에 '담양 메타세쿼이아 랜드'가 있다. 속성수인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담양 어디를 가도 많다. 수세가 좋은 이곳을 잘 가꿔 지역 정부는 관광자원으로 활용 중이다.
국제 고아 뉴요커의 아버님 소천하신지 어언 두 달.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있어 귀국이 늦어지고 있는 친구. 늘 웃음을 준다.
'녀석, 귀엽네...'
객사리 석당간과 읍내리 오층석탑
객사리 석당간
담양 지세는 '행주형'이다. 행주란 배가 떠 다니는 모양이란다. 풍수지리상 돛대가 필요해 이 당간이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전한다. 본래 당간은 절에서 불교의식을 행할 때 깃발 게양용으로 쓰던 것이다. 주변에 석탑이 있는 것으로 보면 사찰과 관련 있어 보이기도 하다.
높이가 약 15미터인 이 당간은 나주에 있는 '동점문 밖 석당간'과 함께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나주 지세도 '행주형'이다.
읍내리 오층석탑
석당간 주변에는 오층석탑 1기가 있다. 전에는 논 가운데 방치되어 있던 탑인데, 최근 주변을 정비하고 있었다. 균형을 잘 갖춘 석탑으로 자태가 아름답다. 백제계 석탑은 1층 기단에 5층탑이다. 반면 신라계 석탑은 2층 기단에 3층탑이다. 백제탑의 전형은 부여 정림사지 오층탑이다. 신라탑의 대표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이다. 정림사지는 터만 남았고, 불국사는 여전히 최고 사찰이다.
미해군 소위 조지 포크와 담양
1884년 갑신년 미 공사관에 해군 소위 '조지 포크'가 무관으로 부임한다. 그는 남도를 답사하는데 이곳 담양도 들렀다. 그가 남긴 저서에 위 오층석탑과 석당간 기록이 있다. 특히 포크는 석당간의 스케치를 남겼다. 당간의 정밀한 묘사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
숯불로 구운 돼지갈비
법원 등기소 옆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가졌다. 카페에서는 대나무를 비롯한 여러 식물들을 키우고 있었다. 조경 전문가인 친구는 '포인세티아'를 보고 잘 가꿨다고 칭찬한다.
'이렇게도 키울 수 있구나'하며, 미국 가면 이렇게 키워 보겠단다.
카페 '로사'를 나와 식당을 찾는다. 예전 같으면 '청운식당', 아니면 '신식당'을 찾았을텐데, 오늘 찾은 곳은 '승일식당'이다. 여기 또한 길동형이 소개한 2번이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길동 형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코스: 담양 국수거리(미소댓잎국수) - 관방제림 -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 프로방스 - 객사리 석당간 - 읍내리 오층석탑 - 승일식당(돼지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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