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차(茶)를, 시작합니다.'
책 제목이다.
지은이 김용재 님의 잔잔한 목소리가 강당 뒤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거부감 없이 퍼진다. 상당히 큰 강당인데 자리는 다 채워졌다. '청년청담'에서 단련된 솜씨일까? 얘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 물론 내공없이 말재간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는 덴마크 코펜하겐 경험을 전한다. 거기서 있었던 일화 속에는 차에 대한 애정 뿐 아니라, 나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저자는 애국심 또한 대단한 친구였다.
저자는 자신의 지인 얘기를 전한다.
평생 여유 없이 살았다고. 매일 모든 사람이 자기한테 바라기만 하고, 자기는 모든 사람한테 주기만 하면서 지쳐 있었다고.
책을 보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아니, 자기가 여유를 찾아가는 거라는 것을 느꼈단다. 이 책 덕분에 그런 생각을 해서 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전해 받았단다.
'제 책을 그날 다시 한번 쭉 넘겨봤어요.
그런 얘기가 없는데, 차를 마시면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라는 얘기를 제가 한 적이 없는데 그런 말씀을 해 주셔서...... 정말 꿈보다 해몽이 좋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은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걸 다시 돌이켜보면, 차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 자체에서 차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달리 갖게 됐다는......'
나는 이해할 경지가 아니었다.
중간중간에 회원 한 분이 차를 따른다. 색도 비슷, 맛도 비슷한데 다른 차였단다.
집에 도착해 선배가 중국에서 보내 주신 보이차를 마셨다. 자극적인 커피에 길들여서일까? 아무래도 맛이 밍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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