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가 진행됐다. 오펜바흐는 잘 알려진 오르페오 이야기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원작의 비극을 풍자와 익살로 바꿨다. 이런 풍자로 제2제정 시대의 파리 사회를 작심 비판했다고 한다.
오페라가 처음 시작된 것은 420년쯤 된다고 한다. 당시 이탈리아에서의 오페라 인기는 엄청났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도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은 최고의 오락이었겠다 싶다. 그래서 당시는 오페라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는 경우도 있고, 여타 이유로 금지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교황청의 간섭이 심해 성경 내용을 오페라 소재로 삼기 어려웠다. 자연 '신화' 내용이 오페라 소재로 많이 등장한다. 오페라의 원형으로 불릴만한 작품들이 여럿 있었겠으나 1609년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l'Orfeo)가 역사상 제대로 된 오페라로 평가받는 이유는 그 전 오페라 악보가 유실됐기 때문이다.
오페레타는 오페라 새끼라는 의미가 있겠다. 아니 '작은 오페라'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겠다. 단어에 '지소형 어미' 'ett'를 붙여 작다는 것을 표현한다. 오페레타라는 장르도 그렇게 탄생한다. 우리 말로는 '경가극'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가벼울 경(輕)'을 붙여 가극 중 가벼운 '가극'이라는 의미인데, 일본인들이 붙인 이름이다. 오페라는 대부분 비극이 많다. 거기에 비해 오페레타는 희극으로 결말내는 경우가 많다. 오펜바흐는 원래 독일 사람인데 프랑스 파리에서 성공한 작곡가이다.
오페레타에서 더 나아간 장르가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대사를 노래가 아닌 '말'로 그대로 진술한다. 그래서 오페레타나 뮤지컬은 공연되는 극장이나 나라 상황에 따라 대사 부분을 많이 바꿔서 공연한다. 오늘 우리가 감상한 2019년 독일에서 공연된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도 대사 부분은 유명한 배우 '존 스틱스'가 나와 1인 다역을 해낸다. 그의 재주가 어찌나 대단한지 그가 아니면 오페레타의 재미가 떨어질 정도.
안네 소피 폰 오토
1995년 생으로 늘씬한 키에 미모를 갖춘 스웨덴 출신 메조소프라노. 곱게 나이가 들어 육십 중반의 나이에도 무대를 꽉 채운다. 오펜바흐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우스'에서 '세론' 역을 맡았다. '세론' 역은 바로 사람들의 '여론(與論)'. 세론은 에우리디체의 죽음을 후련하게 생각하는 오르페에게 '여론의 힘'으로 지옥으로 찾아가게 만든다. 지금으로 말하면 여론조사 결과를 들이민 것이다. 신화와는 달리 오페라에서는 완전 뒤죽박죽을 만든다.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플뤼톤과 애정 행각을 벌이다 지옥에 떨어진 에우리디체. 그녀는 지옥에 와서는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온 주피터에게 반한다. 주피터도 에우리디체에게 반해 파리로 변신하여 그녀를 유혹한다. 이런 모든 설정이 당시 사회를 풍자했다고 한다.
오페레타라는 장르가 비극보다는 희극. 그리고 사회 풍자적인 요소를 많이 담는다고 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런 취향에 공감이 가지 않고 극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 단지 나이가 지긋한 메조소프라노 '안네 소피 폰 오토'가 기억에 남는다. 그녀의 젊은 날 영상도 참고 영상으로 보여 준다. 젊은 날 모습의 청초한 분위기 그대로 나이 들어서까지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곱게 익어갔다.
감상 중에 시종 집중을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던 중,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는 막을 내렸다. 시간이 남아 오펜바흐의 다른 참고 영상을 보여준다.
나탈리 드세이
참고 영상에 나오는 나탈리 드세이. 그녀는 큰 인형 사이에서 작은 인형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한다. '저렇게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높은 소리가 나는지?' 이 DVD 제목이 '기적의 목소리'라고 소개한다. 조수미보다 세 살 아래인 나탈리 드세이는 장르 면에서도 조수미와 많이 겹친다고 한다.
다음 주 주제는 '레너드 번스타인' 백 주년 기념 영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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