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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나누기

축문과 함께 올리는 헌시, 합동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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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제사

아버님은 당부하셨다. 합동으로 제사를 올리고 형식에 지나치게 매이지 말 것을. 기록된 것은 2012년부터지만 2005년부터였지 싶다. 2004년에 태뫼 선산에 5형제를 함께 모셨으니 그 이듬해부터 합제로 모신 것 같다.

2023년 합동제사

2019년부터는 축문과 함께 헌시도 올렸다. 올해 올린 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눈물 항아리'로 했다.

눈물 항아리 / 이해인

어머니 그리울 적마다
눈물을 모아 둔
항아리가 있네

들키지 않으려고
고이고이 가슴에만 키워 온
둥글고 고운 항아리

이 항아리에서
시가 피어나고
기도가 익어 가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빛으로 감싸 안는
지혜가 빚어지네

계절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 눈물 항아리는
어머니가 내게 주신
마지막 선물이네

2018년부터 한문 축문과 한글 축문을 같이 바쳤다. 그러던 축문을 작년부터 한글화 했다. 그리고 축문도 전자문서로 바꿨다. A4용지로 뽑아 분축도 못하느니 디지털화해서 분축 등 위험 요인을 줄인 것이다. 산신제 따로 올리던 것도 축문에 산신들까지 함께 흠향하실 것을 아뢰어 통합했다.

그런 탓일까. 올해 참가 인원은 42명이나 됐다. 게다가 '동(棟)'자 항렬로 축관의 세대교체가 있었다. 집례는 전통적으로 집안의 가장 어른이 맡았다. 아버님 생전에는 아버님이 맡으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로 종운 당숙이 맡으셨다.

제례를 진행하는 당숙

내년에는 짧고 굵은 헌시를 택해 '연대시 낭송'을 할까 궁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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