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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심훈, '영화 비평에 대하여'와 영화 '먼동이 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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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의 책, '영화비평에 대하여'

'비평을 비평하랴 함이 아니다.' 라고 시작하는 작가 심훈의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은 지금으로부터 95년전 1927년에 작성된 책의 첫머리입니다.

소설가 심훈


'정종(正宗) 한잔이 대단한 것이 아니나 잔뜩 별렀든 혀끝에 독기만은 슬그머니 풀어지고 만다.'면서 막상 '속 깊은 얘기'가 쉽지 않다는 썰을 먼저 풀고 있습니다. 바로 '상록수'의 저자 심훈이 1927년 12월 27일 쓴 글 '영화 비평에 대하여' 앞 부분입니다.

글을 발표하려면 신문 연예란이 있는데, 담당 기자들은 대개 제작자와 친분이 있어 제작자 비위에 거슬러 게재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도 제시합니다. 이름을 밝히기 곤란한 비평문은 익명으로 게재하거나 논의점을 살짝 빼버리고 비교적 호의적으로 발표하기도 한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심훈은 말합니다. 고름이 잔뜩 든 종기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에게 맡겨서 해결해야지 어설픈 처치를 했다가는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영화평이 '수박 겉핥기'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심훈 자신이 만든 영화 '먼동이 틀 때'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없이 떠들어 대는 사람들에 대한 일갈이었습니다.

영화 '먼동이 틀 때'

영화 '먼동이 틀 때'는 1927년 심훈 원작, 각색, 감독의 흑백 35밀리로 제작된 한국 영화입니다. 심훈은 소설가로서 '상록수', '직녀성' 같은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영화에 열성을 보여 '장한몽'이란 영화에서는 직접 주연을 맡기도 했습니다. '먼동이 틀 때'는 멜로드라마로 작가 출신 감독답게 문학적 향기를 작품에 풍긴다고 합니다. 특히 순이역으로 나온 배우 신일선의 연기가 뛰어 났다고 하군요. 신일선은 1912년생으로 1926년 나운규의 '아리랑'에 캐스팅되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었습니다. 그녀는 영화 '먼동이 틀 때' 이후 결혼설이 불거져 그 뒤의 행적은 불운의 연속이었습니다.

영화 내용: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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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에 계림영화사(鷄林映畫社)가 제작하였다. 이 영화는 나운규(羅雲奎)의 「아리랑」(1926)에 이어 만들어진 한국영화 개척기의 또 하나의 명작이라고 일컬어졌다.
 
이 작품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던 주인공 광진(光鎭)이 출옥하는 데서 시작된다. 수감중에 헤어졌던 아내를 찾아서 헤매던 광진은 한 식당에서 돈에 팔려온 처녀 순이(順伊)를 우연히 알게 된다. 순이에게는 암담한 세상을 비탄하는 시인 조영희(趙永熙)라는 애인이 있다. 광진은 딱한 처지에 있는 순이와 영희를 몹시 동정한다.
 
한편 광진은 계속해서 아내를 찾아 헤매지만 같은 서울의 하늘 아래에서 책장사를 하는 아내와 만나지 못한다. 실망한 광진은 이즈음 순이가 건달패에게 희롱까지 받게 될 위험에 놓인 것을 알고 자신이 감옥생활을 하며 모았던 돈을 몽땅 털어 순이의 몸값을 갚아준다. 젊은 두 남녀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 뒤 광진은 아내와 비슷한 여인의 집을 찾아 숨어 들어간다. 이때 광진은 오래 전부터 아내를 연모해 온 건달패 두목이 자기 아내를 범하려는 것을 보고 뛰어든다. 광진은 건달패 두목을 몰아 이층의 창문에서 떨어져 죽게 하고 만다. 광진은 10년 만에 사랑하는 아내와 재회하여 얼싸안게 되었지만 형사들에 의하여 붙잡혀 다시 형무소로 끌려가게 된다.
 
한편, 먼동이 틀 무렵 이처럼 암담한 현실에서 사랑과 이상이 있는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두 젊은 남녀가 길을 떠나고 있었다. 순박한 처녀 순이와 젊은 시인 조영희였다.
 
1920년대, 암담한 일제식민지하의 사회를 배경으로 억울한 누명으로 좌절하는 광진과 이상향(理想鄕)을 찾아서 먼길을 떠나는 남녀를 통해 이 영화는 심훈의 초기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매우 사실적이고도 인물의 묘사가 극명(克明)하여 무성영화시대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의 하나로 꼽힌다. 심훈은 시나리오와 영화평론을 많이 남겼지만 직접 감독한 작품은 아쉽게도 「먼동이 틀 때」 한 편으로 그쳤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먼동이틀때)]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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