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따뜻해요.'
음악을 듣는 어린 미조가 음악에 대한 양엄마 물음에 답한다.
아마 이 기억이 '평생 음악'이 된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클래식 1위이기도 한 이 피아노 협주곡이 드라마 곳곳에서 선 보인다.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로 감상해보자. 촉촉한 봄의 정서가 느껴지지 않는가?
https://youtu.be/aNMlq-hOIoc?t=96
친구 찬형의 시한부 인생에 '찬란한 여생'을 꾸리기로 하고 미국행을 취소하는 미조. 이 대목을 보는데, 갑자기 미국에서 아버님 마지막을 보기 위해 내한한 친구 선홍 생각이 난다. 그 친구는 4개월째 한국에서 지내면서 어떤 생각들이 오갈까 하는 상념이 들면서 뜨끔한다.
친구라는게 이런 것인데......
미조와 찬형의 아름다운 우정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갖게된다. 부끄러운 마음을 누르고 내 계획의 실마리를 보태본다.
봄 마중
시간을 내서 친구와 같이 봄을 느껴보자. '친구와 함께하는 봄 마중'이라고나 할까?
일단 나주로 가자. 한양을 닮은 나주 4대문을 돌고 향교를 들리자. 그리고 목사내아 옆에서 커피 한잔을 하자.
이렇게 시작된 여행은 목포로, 신안으로 봄을 마중하러 간다.
목포에서는 고하도로 연결되는 유치찬란한 케이블카도 타보자.
그리고 신안으로 향하자. 천사도로 알려진 신안군은 길동 형님에게 문의해서 코스를 잡자.
올 봄날도 벗꽃과 유채꽃이 함께 오지 싶다. 벗꽃은 육지에서 환하게 웃는다면, 섬에는 유채꽃이 반기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중간에 끄집어 들이는 것은 뉴욕서 온 친구에 대한 그동안의 내 무심함의 반성이 솟구쳐서이다. 드라마의 서른아홉 청춘들의 빛나는 우정에 자극 받았다.
서른.아홉 드라마는 계속 된다
- 찬형: '가지 마.'
- 미조: '안가'
미국행을 취소한 미조와 0.8% 생존 확률의 췌장암 4기의 찬형의 점심이 애잔하다.
역시, 믿고 보는 전미도와 손예진이다.
두 사람이 서로 아파하고 아끼는 모습이 그림처럼 이쁘다.
찬형의 시한부에 함께 하려는 사람이 많기도 하다.
잘 살았나보다.
주희의 고심 끝에 만든 버킷리스트는 거절되고.
'주희, 남친 만들어주기. 미조, 친엄마 찾기'를 제안하는 찬형의 '역 버킷리스트'가 조명을 받는다. 아마 찬형의 이런 점이 주위에 좋은 사람을 모이게 했나보다. 툭하면 욕부터 내뱉는 '욕보'인데도 불구하고.
미조는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들으면서 '따뜻해요'라 했던 어린 기억을 말한다. 그게 입양 후 첫 발언이었다고 달달한 연애를 시작한 선우에게 고백한다. 말 없는 아이라서 파양을 두번이나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어린 미조가 이 음악에 마음이 열린 것이다.
미조는 궁지에 몰린 선우 동생 소원의 손을 잡고, 거리 조명이 반짝거리기 시작하는 초저녁 배경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흐른다.
촉촉하게 젖어오는 봄날 석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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