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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맹사성의 강호사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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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맹사성

조선 초기의 유력 관리였던 맹사성(1360~1438)은 다양한 관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인물됨을 보여주었습니다. 1386년에 문과에 급제한 그는 한성부윤, 이조참의 등의 주요 직책을 역임하였습니다. 특히 1408년에 임금의 부마 조대림 국문 사건으로 태종의 노여움을 샀으나, 그의 품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복직하였습니다. 그 후 우의정, 좌의정 등의 중요한 위치에서 조선의 정치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태종실록>, <팔도지리지>와 같은 주요 역사서 편찬에도 참여하여 학문에 기여하였습니다. 음악에도 능했던 그는 향악을 정리하고 악기를 제작하며, 조선 초기의 문화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강호사시가

조선 초기에 맹사성이 작성한 '4수로 된 연시조'는 그의 일생과 자연의 네 가지 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잘 연결시킨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맹사성이 평생의 벼슬생활을 마치고 강가에서 보냈던 생활을 노래한 것으로, '강호가' 또는 '사시한정가'라고도 불립니다. 이 연시조 형태로는 최초의 것으로, '강호가'라는 자연을 사랑하는 시조의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청구영언', '해동가요' 등의 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춘사]
강호에 봄이 드니 흥이 절로 인다
탁로 계변에 금린어가 안주로다
이 몸이 이리 한가하니 임금님 은덕이라
 
[하사]
강호에 여름 드니 초당에 일이 없다
미더운 강 물결은 보내느니 바람이라
이 몸이 이리 시원하니 임금님 은덕이라
 
[추사]
강호에 가을 드니 고기마다 살이 올라
작은 배에 그물 실어 물결에 띄어 두니
이 몸이 소일하옴도 임금님 은덕이라
 
[동사]
강호에 겨울 드니 눈 깊이가 한자라
삿갓 빗겨 쓰고 도롱이 둘러 쓰고
이 몸이 춥지 않음은 임금님 은덕이라
 

문화포털의 현대어 번역

강호에 봄이 찾아오니 깊은 흥이 절로 일어난다. 막걸리를 마시며 노는 시냇가에 싱싱한 물고기가 안주로다. 이 몸이 이렇듯 한가하게 노니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강호에 여름이 찾아오니 초당에 있는 이 몸은 할 일이 없다. 신의가 있는 강 물결은 보내는 것이 시원한 바람이로다. 이 몸이 이렇듯 시원하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강호에 가을이 찾아오니 물고기마다 살이 올라 있다. 작은 배에 그물을 싣고 가 물결 따라 흐르게 던져 놓고 이 몸이 이렇듯 소일하며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강호에 겨울이 찾아오니 쌓인 눈의 깊이가 한 자가 넘는다. 삿갓을 비스듬히 쓰고 도롱이를 둘러 덧옷을 삼으니 이 몸이 이렇듯 춥지 않게 지내는 것도 임금님의 은덕이시도다.
 

맹사성 가문

맹사성의 조부 맹유는 고려 최영과 친구, 아버지 맹희도는 정몽주의 친구였습니다. 맹사성의 배우자는 최영의 손녀로 집안 구성이 금수저 출신입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성격은 우유부단해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강호사시가'에서도 임금에 대한 애정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의 천부적인 성격 탓이지 싶습니다. 매사를 임금의 은덕으로 삼는 맹사성. 군주 시대의 삶의 지혜일까요?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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