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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권호문 연시조,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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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문 연시조

한거십팔곡은 제목대로 자연과 벗하며 사는 처사의 삶을 연시조로 읊습니다. 제목은 18수인데 실제는 19수입니다. 마지막 한 수는 '에필로그' 성격이라고  할까요. 세월이 흐르는 물 같다면서 노래를 마감합니다.

[제15수]
주색을 따르자니 시인의 일 아니고
부귀를 구하자니 마음이 아니 가네
두어라, 어부 목동 되어 적막한 물가에 놀자

[제16수]
나아가고 물러감에 도가 있으니 버리면 구태여 구하랴
산 남쪽 물 북쪽에 병들고 늙은 나를
뉘라서 나라 구할 보물 가졌다고 오라 말라하느뇨

[제17수]
성현이 가신 길 만고에 한 가지라
숨거나 나아가거나 도가 어찌 다르리
한 가지 도요 다르지 않으니 아무 뎬들 어떠리

[제18수]
낚시터 비 개거늘 푸른 이끼 돛을 삼아
고기 헤아리며 낚을 뜻을 어이하리
초승달이 은낚시 되어 푸른 물에 잠겼다

[제19수]
강가에 누워서 강물을 바라보는 뜻은
가는 것이 이 물과 같으니 백 년 동안 그 얼마겠는가
십 년 전 속세에 집착했던 마음이 얼음 녹 듯 하는구나

시인은 밤낚시 중에 못에 잠긴 달을 봅니다. 아마 초승달인 듯 '은낚시'로 보았네요. 시인의 낚시는 고기를 잡는 낚시가 아니군요. 그는 자연을 낚시로 꿰고 있네요. 밤눈에도 푸른 물이 보이는 것은 시인의 자유로운 상상에서 가능할 일이군요.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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