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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백규, 농가구장(農歌九章) 2
한 여름입니다. 땡볕에 땀으로 목욕합니다. 솔밭 사이로 부는 바람에 옷깃을 풀고 바람을 쏘입니다. 고된 일도 바람 한 줌에 풀리고 휘파람이 나옵니다. 옆 어르신은 시조 한 가락 읊습니다. 어제 묵고 간 과객이 알려준 가락입니다.
새참이 나왔습니다. 배뫼댁이 이고 온 대바구니에는 보리밥에 콩자반입니다. 놋쇠 수저로 거무죽죽한 보리밥을 푹 떠서 입에 넣고 손으로 집은 콩자반으로 간을 맞춥니다. 어라, 내 배 채우노라 돌쇠 놈 밥그릇까지 챙기지 못했는데 한참 크는 놈이라 밥이 적지 싶네요.
일을 끝내고 돌아갑니다. 태뫼에서 흐르는 물에 손발을 담급니다. 돌쇠 놈은 모퉁이를 돌더만은 훌러덩 벗습니다. 사동양반은 삐비대를 빨고 남은 껍질로 피리를 만들어 붑니다. 풀피리에 맞춰 가락이 나옵니다. '어허라 상사뒤야~'
[제4장]
땀은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볕은 쬘대로 쬔다
맑은 바람에 옷깃 열고 쉬면서 긴 파람 흘려불제
어디서 길 가던 손님 아는 듯이 머무는가
[제5장]
행기에 보리밥이 사발에 콩잎이라
내 밥이 많을세라 네 반찬 적을세라
먹은 뒤 한숨잠이야 너나나나 다르겠나
[제6장]
돌아가자 돌아가자 해 지거든 돌아가자
냇가에 손발 씻고 호미 메고 돌아갈 제
어디서 풀피리 소리 함께 가자 재촉하나
존재 위백규는 자신이 공부한 것을 향촌에 직접 적용합니다. 천문, 지리 등 다양한 자신의 공부가 고향 마을에 실현되는 것을 보고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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