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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에 서방질하는 년이
[원문]
[현대어 번역]
백발에 서방질하는 년이 젊은 서방 만날라고
흰머리 검게 염색해서 높은 고개 허위허위 넘어가다가 때아닌 소나기에 염색물이 빠져 흰 저고리 까매지고 검은 머리 다 하얘졌네
그르사, 늙은이 소망이 일락배락 하노라
노년의 주책
나이 들면 몸도 진정될 법 한데 이 노인네는 그게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머리에 먹칠을 합니다. 산 넘어 젊은 놈을 찾아갑니다. 그놈은 젊은 놈입니다. 산을 넘나들면서 젊은 놈과 늙은 년이 연애를 한다면 유럽 같으면 오페라 소재가 될 법합니다. 우리 조선조에는 웃음거리 대상입니다.
작자는 산을 넘는 이 순간에 비를 내리게 합니다. 정성 들여 들인 먹물이 흘러내려 적삼까지 망칩니다. 유성페인트라도 써야 했는데...
우리 사설시조는 당대에 금기시했던 남녀 연애담을 과감하게 다룹니다. 정형시 형태로 그 내용을 담기 어려워 중장을 길게 뽑습니다. 그래도 초장과 종장은 형식을 갖춥니다. '그르사~'라는 세 글자가 그것입니다. 말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셈인데, 숨을 토해내듯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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