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정철
송강 정철(1536~1594)은 조선 중기 정계와 문학계에서 모두 중요 인물입니다. 정치를 떼어내고 문학만을 논한다면 따스함이 넘치는 정감 있는 인물입니다. 물론 '기리네' 하고 내세운 '님'이 '임금'이라 친다면 아부가 넘치지만, 말 그대로 사랑하는 '님'이라면 정이 철철 넘칩니다.
정철 시조, 내 마음 베어내어
내 마음 베어내어 저 달을 만들어서
구만 리 먼 하늘에 반듯하게 걸어두고
고운 님 계신 곳에 비추어나 보리라

사랑이 마음에 차고 차서 그 마음을 칼로 쑥 벤답니다. 그것으로 달을 만들어서 먼 하늘에 밝고 환한 달님을 만들어 마르고 닿도록 그리운 님을 비추고 노닐겠다는 얘기입니다. 하긴 낮엔 나타날 수 없으니 밤마다 등장할 수밖에 없네요. 정철은 낮보다 밤을 좋아한 것 같습니다. 하긴 그의 일생을 살피면 낮과 밤의 삶이 다릅니다. '낮은 정치, 밤은 연애', 이 정도 단순화시키면 낮과 밤의 이질성이 설명되기도 하네요.
정철의 정치 뒷담화
그와 얽힌 정치 얘기는 사방팔방에 깔려 있습니다. 1545년 을사사화로 송강 아버지가 유배길에 오르고 1551년에는 전라도 담양에 오게 됩니다. 어린 송강은 이곳에서 하서 김인후에게 배우고 고봉 기대승과도 교분을 쌓습니다. 또한 광산 이씨 문중과 악연도 생깁니다. 나중에 기축옥사 죄를 따지는 과정에서 이발 일가를 가혹하게 처리했는데 어릴 때 악연이 작동했다는 이 지역 떠도는 얘기가 있습니다.
정치를 송강에서 잘라내 버리고 문학으로만 본다면 우리 가사문학에 금자탑을 쌓은 셈입니다.

반응형
'사색과독서 > 교양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조] 정철, 한 잔 먹세 그려 (53) | 2023.07.23 |
---|---|
[시조] 정철, 어와 동량재를 (49) | 2023.07.22 |
[시조] 조식, 두류산 양단수를 (50) | 2023.07.20 |
[시조] 송순, 십년을 경영하여 (48) | 2023.07.19 |
[시조]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16) | 2023.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