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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송순, 십년을 경영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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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

15세기 조선시대 학자인 담양 출신 송순은 1519년 별시문과 을과에 급제하고 다양한 관직을 거쳤습니다. 중종의 시대에 김인후 등 많은 인사들이 그의 지도를 받았으며, 명종의 시대에는 '중종실록'과 '명종실록'의 찬수를 맡았습니다. 그러나 사론을 편다는 죄목으로 한 때 귀양생활을 감수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는 전주부윤, 나주목사 등을 거쳐 70세의 나이에 은퇴하였고, 이후에는 전라도 담양에서 독서와 시조를 지으며 인생을 보냈습니다. 저서로는 '면앙집'과 '기촌집'이 있습니다.

송순의 시조, 십년을 경영하여


십년을 꾸려내어 초려삼간 지어내니
나 한간 달 한간 청풍 한간 나눠드니
강산은 들올 곳 없어 둘러 두고 보리라

십년 동안에 초가삼간을 마련했습니다. 삼간 중 하나는 내가, 하나는 밝은 달이, 마지막 하나는 맑은 바람이 차지합니다. 삼간이 이리 채워지니 담양을 흐르는 영산강 지천인 지석천과 들판, 멀리 뻗댄 병풍산과 불대산은 들어올 곳이 없습니다. 울타리 대신 초려삼간을 둘러 온 자연을 모았습니다.

역시 대인답습니다.

어느 하나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세심한 배려를 보였군요.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을 우대한 것은 '면앙정' 위치로 봐서 수긍이 됩니다. 멀리 둘러싼 강과 산은 부른다고 올 처지도 아닙니다. 청풍명월은 끈 달리지 않았으니 자유롭습니다. 그런 가운데 제자들이 찾아듭니다. 역시 후배 양성이 중요하군요.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이곳을 드나듭니다. 장성에 사는 김인후가 학문을 논하고, 나주에 사는 박순과 고경명이 안부를 묻습니다. 광산에 사는 기대승은 '면앙정기'란 시를 쓰고 읊습니다. 글로 이름을 날린 정철과 죽은 황진이 묘소에 술을 대작했던 임제도 여기를 들러 인사를 올리군요.

천수를 누린 면앙정 송순(1493~1583)은 말년을 자연과 벗하며 많은 제자들을 길렀군요.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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