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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사(遊仙詞) 76 일춘한반(一春閑伴), 허난설헌
一春閑伴玉眞遊(일춘한반옥진유)
焂忽星霜已報秋(숙홀성상이보추)
武帝不來花落盡(무제불래화락진)
滿天烟露月當樓(만천연로월당루)
春(봄 춘) 閑(한가할 한) 伴(짝 반) 眞(참 진) 遊(놀 유)
焂(갑자기 숙) 忽(홀연 홀) 星(별 성) 霜(서리 상) 已(이미 이) 報(갚을 보)
武(굳셀 무) 帝(임금 제) 來(올 래) 落(떨어질 락) 盡(다할 진)
滿(찰 만) 烟(연기 연) 露(이슬 로) 當(마땅할 당) 樓(다락 루)
봄이 되어 옥춘과 노닐다 보니
어느덧 세월 흘러 이미 가을이네
무제는 오지 않고 꽃은 다 지는데
하늘 가득 안개이슬 누각에 달이 떴네
봄에 옥춘과 놀다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어느덧 가을이 되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기다리는 무제는 오지 않고 꽃은 시들어가는데 안개가 자욱한 저편 산 허리에 달이 떠오른다. 신선들 놀음이라기보다는 여염집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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