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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나는 달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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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와 감자탕

지난주에 끝난 KBS2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달리는 아버지의 돌연사로 갑자기 미술관 관장이 된 심성 곱고 교양 넘치는 가심비 높은 20대 후반. 무혁은 감자탕 체인사업을 하는 사장 아들로, 돈 버는데 귀재이면서 쌈도 잘하는 가성비 높은 청년. 달리와 무혁은 달라도 너무 다른 남과 여.

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두 청춘 남녀는 별세한 미술관 전 관장인 달리 아버지 사채 때문에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로 만난다. 돈벌이에는 재주가 뛰어났지만 공부나 미술에는 남의 일인 무혁. 공부 잘하고 미술에 대한 일가견을 갖춘 고상한 달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가까워진다. '채무 변제'를 입에 달고 다니지만 실제로는 궁지에 몰린 달리에게 도움을 주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무혁. 무혁의 욕설과 무식마저 '재밌는 조크'로 들리는 타고난 긍정 공주 달리.

생활력이라고는 1도 찾기 힘든 여리디 여린 달리가 무혁의 도움으로 세파를 점점 헤쳐나간다. 권력과 금력의 콜라보 악당들, 미술관을 삼켜 주변 토지의 용도를 바꿔 거대한 위락단지를 만드려는 모사꾼들의 흉계를 달리의 순수함과 무혁의 뚝심으로 이겨낸다. 나는 그 달달한 달리와 쌈 잘하는 무혁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드라마에 흠뻑 빠졌다.

내 취향은 달리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뚝심 좋은 무혁도 좋았지만 특히 달리에 끌렸다. 세상 물정 모르기 때문에 빚어진 엉뚱함이 좋았고, 엉망이 되어가는 미술관을 초지일관 지키는 깊은 심지는 요즘 사람 같지 않아 좋았다. 달라도 너무 다른 무혁의 진심을 받아들여 맘껏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맡기는 태도는 더욱 맘에 들었다.

달리는 내 취향!

이 나이에 생뚱맞게 취향 운운해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만은 마음만은 청춘. 남몰래 가슴을 태웠다. 드라마에서는 나쁜 놈들은 벌을 받고 순진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은 축복을 받는다. 그래서 좋다. 너무 뻔한 얘기, 권선징악이기에 신이 난다. 세상 여기저기는 부조리 천지. 분명 저놈은 벌 받을 놈.했는데 세상 좋은 것은 다 차지하고 있는 게 싫어도 너무 싫다.

오늘 저녁도 달달한 달리를 그리며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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