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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나누기

독도 점심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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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내 점심시간은 어싱을 즐기는 귀한 시간이다. 어싱을 하려면 흙을 찾아야 한다. 도시에서 포장 안된 흙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어싱을 시작하고부터 도심에서 어싱을 할 '흙'이 있는 장소 찾는 요령이 생겼다. 바로 나무를 찾는 것이다. 나무가 있으면 흙이 있다. 이제는 어디서나 나의 점심어싱을 즐길 수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부속 도서관(이하 독도)에서도 점심어싱이 가능하다. 중앙공원 오솔길 근처가 내 점심 장소다. 휴일에 들리는 독도는 최근 컴퓨터 환경이 많이 개선됐고, 사용 시간도 무제한이라 이곳을 즐겨 찾는다.

점심 고양이

점심 어싱에 만나는 고양이가 있다. 흰 바탕에 검정 반점이 있는 얼룩 고양이는 잘 생겼다. 조는 듯이 보이지만 귀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오늘은 좀 늦게 왔다.

점심어싱 반려묘

그런데 줄게 없다. 내 점심이 비건 메뉴는 아니지만 고양이 먹이가 될 것은 없다. 결국 허탕이 된 점심이지만 이 녀석들의 지극한 지킴 정성에 혼밥은 안 됐다.

'오늘도 줄게 없구나. 너희들도 식성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무심한 눈 깜박임뿐이다.

'다음에는 육포를 싸 올게.'

약속을 했지만 역시 무심한 눈짓만 남긴다. 점심을 마치고 뒷 설거지를 하는 중에 한 녀석이 고구마 껍질 있는 곳을 탐색한다. 인사치레였다. 우리 집 셋째처럼 비건주의자도 문제지만 이 녀석들의 육식주의도 문제다. 역시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것이 최고다.

'비건'도 '반비건'도 아닌 '골고루'가 역시 좋다. 오늘 독도의 점심어싱도 심심치 않은 시간이 됐다. 점심반려묘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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