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와 드라마

[영화] 패거리문화가 막은, 서울의 봄

728x90
반응형

잘못된 패거리문화가 빚은 역사 참사


1979년 12월 12일.

나는 당시 서울에 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일자리도 알아볼 겸, 서울을 찾았다.

긴박한 상황은 전혀 모르고 길이 왜? 이리 막히지? 싶었다. 그 이유는 뒤에 알았지만, 그 실상은 영화를 보고 찾았다. 물론 영화가 팩트로만 이뤄지지 않았겠지만, 패거리 문화가 용서 불가한 사태를 야기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전적으로 공감된다. 특히 권력을 쥔 자들.  더구나 물리적 힘, 그리고 정보를 장악한 패거리들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을 봤다.

2023년 영화, '서울의 봄'

 

'하나'의 의미

'국가와 민족을 위한 하나'라는 명분은 허울이며 진심은 자신들 욕망 충족을 위한 '하나'였다. 1961년의 5.16이 첫 하나라면 1979년 12.12 '하나'는 두 번째 하나다. 그들은 '하나'로 굳게 뭉쳐 자신들 욕망을 달성했다. '국가와 민족'이라는 명분을 수단으로 내세워 거창한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들은 그 배경에 막강한 물리력으로 무장했다. 무장해제된 '비하나'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들은 거사 성공 후 철저하게 패거리와 비패거리를 나누고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권력 기반을 닦았다. 요즘 뜨는 '소년시대'의 '아산 백호'처럼. 구린내 나는 전략에 지역이 나눠져 싸우고 계층이 나뉘어 싸운다.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지위진 듯했으나, 빈 틈새를 이용한 새로운 권력은 다시 패거리를 만들었다.

또 하나의 패거리, 동일체

'동일체'는 또 하나의 패거리를 만들었다. '국가의 정의와 질서'를 위해 그들 내부는 철저히 뭉쳐야 한다는 논리다. 자신들이 분해되면 '나라가 갈피를 잃는다'는 그들의 논리는 패거리에 대거리를 거는 자는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해 '먼지가 날 때까지' 턴다. 먼지는 미디어를 통해 사방으로 확대되고 SNS를 통해 유통된다. 정보를 직접 장악할 수 없는 그들은 정보 소비 구조의 약한 고리를 턴다. 그리고 성공한다.

위아래가 동일하면 머리가 명하는 데로 따라야 한다. 아니, 머리가 생각만 돌려도 수족은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동일체는 분해된다. 하물며 이번 패거리는 머리까지 우수하다. 포장도 그럴싸하다. 배경 또한 만만치 않다. 그들이 왔다. 빠르게 판단하고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엘리트 패거리가. 그들은 촌스럽게 '하나회' 같은 포장지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적재적소에 맞는 정보화시대에 맞는 다품종 개별 소비에 맞춰, 시장에서 유통되고 법으로 합법화시킨다. 그리고 이해가 부합되는 언론이 포장한다.

달리가 그린 '패거리들의 승리'

정리

백 마디 설명보다 한 편의 영화가 설득력이 컸다. 내가 방황하던 1979년 12월 12일의 서울이, 44년 지난 오늘 성큼 내 앞에 왔다. 시절의 아픔을 겪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권한다.

반응형

'영화와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컬트 영화란?  (21) 2024.03.16
소년시대  (28) 2023.12.12
[영화] 시, 윤정희 마지막 작품  (71) 2023.12.07
[드라마] 코믹 버디 스릴러, 유괴의 날  (60) 2023.11.22
[고전영화] 채플린 영화, City Light  (220) 202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