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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영화] 시, 윤정희 마지막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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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10년 영화

시가 왔다.
네루다가 시를 만났다.

네루다의 '시'

미자(윤정희 분)가 시를 만난다. 아니, 사과를 만났다. 시인 김용탁(김용택 분)의 시 강의를 듣고. 나무를 본다. '나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라고.

시를 쓴다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란다. 가슴에 가둬둔 시를 훨훨 날 수 있게 풀어줘야 된다고도 했다.

'시 한 편 쓰는 것이 목표예요.'

시를 준비하는 미자에게 문제가 생겼다. 외손자 정욱이가 학교 성폭력 혐의에 관련됐다. 학부모 대책회의에 참석하면서 묻는 다른 학부모의 질문에 답이다. 며칠 전 자살한 여학생 아네스(세례명)의 사인과 관련된 아이들 부모 모임이다. 미자는 시와 손주 문제를 오가며 늦게 닥친 시련과 맞닥뜨린다.

그리고 미자에게 '시'가 왔다. '아네스의 노래'로. 파블로 네루다가 슬픈 새벽에 '시'를 만나 듯. 미자는 인생의 황혼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시'를 만났다.

아네스의 노래 /  양미자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마음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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