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상
재작년 코비드19 이후 이제나 저제나 풀리나 했다.
한 때 광주는 청정지역임을 자랑했다. 이때 모임이 주선된 적이 있다.
그러나 한두 군데 발병지역이 발표되면서 우리 모임도 멀어졌다.
용연동 제2수원지 아래 닭구이를 예약했다 파약했다를 몇 번 하고서, 결국 미뤘다. 모두의 안녕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아니, 나이 들면서 줄어든 자신감도 한 몫했다. 그러던 세월이 어언 3년. 물론 그 안에도 한 번 만난 적은 있지만 전부 모이지는 못했다
코로나 제한이 풀리면서, 성근진 친구 '남'은 재빨리 공지를 날렸다. 무안 죽도 앞 어느 어촌 횟집에서 만나자고. 그런데 길 찾는게 보통 옹삭한게 아니다. 죽도는 요강도 바로 앞에 있다. 요강도는 요강을 엎어놓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곳까지 도보 접근이 가능하다.
썰물로 물이 빠져 길이 훤하고 주변에는 뻘밭에 갇힌 배에서 고기잡이 준비에 바쁜 손길들이 있다. 두 남녀가 머얼리 해제를 보면서 또는 탄도를 보면서 뭔가를 내꽈리는 모습이 아스라이 잡힌다.
'불륜?'
내 상식에 이런 옹삭한 곳까지 찾는 남녀라면 '불륜'이지 싶어, 낙인 딱지를 날리고 요강도로 접근했다. 두 남녀도 해제를 뒤로하고 요강도로 나온다 요강도의 요강 생김이 또렸하게 잡히면서 두 남녀도 식별이 가능하다.
먼저 도착한 '홍'부부다.
괜한 짐작에 면구스러움을 감추고 배를 대는 도크 가까이서 죽도쪽에 앵글을 들이밀었다. 대가 많아서 '죽도'라 했나 싶어 자세히 훑었지만 대는 요강도에 많았다.
코로나야 물렀거라!
3년째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일상도 많이 변했다. 마스크 쓰는 것은 일상이 됐다. 음식점에서 마스크 없이 얘기 나누면서 요리를 나누다가도, 밖으로 나오면 누구라할 것 없이 마스크를 올린다. 그러나 이제는 두려움은 갔다. 코로나 물러간 자리에 그동안 밀었던 일들이 여름방학 끝 숙제처럼 떼로 밀려온다. '전'은 아들 혼인식을 12월로 잡았단다.
5시 이른 저녁이 시작됐다. 밀린 얘기들이 주저리주저리 올려진다. 식탁에 오른 회와 더불어 그동안 쌓인 이야기들로 회포를 푼다.
'코로나, 물렀거라!'하며 일당들이 들어선다. 광주서 온 건설 관련 사업자들이다.
여섯시 되자 뱃일을 끝낸 사람들도 꾸역꾸역 모여든다.
우리는 빠른 저녁을 마치고 나선다. 부부 중 한 사람은 운전을 해야해서 맨숭맨숭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서 좋다 한다. 누군가는 집에가서 한잔 한단다.
우리는 이렇게 별 계획없이 만나서 별 내용없이 시시껄렁한 얘기들을 나눈다. 밥주발이 어떤다는둥, 옛날 키운 개 돌이가 어쩌다가 사망했다는둥.
그래!
이렇게 별 내용없는 얘기를 나누면서 웃고 키득대는 사이가 친구지. 무슨 지사나 되는 양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고민과 걱정을 나누는 것, 한두 번은 가능하지만 만날 때마다 그런 내용이라면 결사지, 친구 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겁지 싶다.
우리는 2022년 4월 23일 한나절을 시시껄렁한 얘기를 나누면서, 맛깔나는 음식을 즐기며 보냈다.
그래서 친구다.
요강도와 죽도
요강도와 죽도는 무안 공항 근처에 있다. 광주-무안공항 이 고속국도로 연결되면서 50분이면 간다.
요강도 주변에는 1톤 안팎의 작은 고기잡이배가 많았다. 그리고 낙지를 키운다는 사실도 알았다.
'즐거운 인생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이남 스튜디오 (0) | 2022.04.28 |
---|---|
뷰티풀 선데이 (0) | 2022.04.24 |
나주 자전거 투어 (6) | 2022.04.17 |
목포 완행열차 기행 후일담 (4) | 2022.04.05 |
목포 연희네슈퍼를 찾아가는 길 (0) | 2022.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