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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원문]
[현대어 번역]
개 여러 마리를 기르지만 요 개같이 얄미우랴.
미운 님 오면 꼬리를 홰홰 치며 뛰어내리며 반기고, 고운님이 오면은 뒷 발을 버둥버둥 무르락 나르락 캉캉 짖어서 돌아가게 한다.
쉰 밥이 그릇 그릇 난들 너 먹일 줄 아느냐.
고운 님과 미운 님
미우면 '미운 놈'이지 왜 '미운 님'? 이 화자는 밉던 곱던 '놈'을 사용할 처지는 아닙니다. 누가 오던 내색하지 않고 대접해야 합니다. 혹자는 '미운 님'은 자기 서방이고, '고운 님'은 샛서방이라는데 거기까지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여하튼 개는 이 아낙의 생각을 읽지 못하고 반대로 반응합니다.
영물기 있는 개는 자기 주인이 뭘 원하는지 아는데... 제가 키웠던 '순이'는 내 생각을 읽습니다. 주인이 안고 온 병아리는 머리를 맞대고 먹이를 나눕니다. 커다란 개가 주먹만한 병아리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같이 노는 모습을 생각해 보십시오. 신기합니다.
위 시의 개는 그런 영물은 아닌가 봅니다. 아니면 바깥 주인의 심기를 밝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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