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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영 시조, 매화사(梅花詞) 제7수~제8수
[제7수]
저 건너 나부산 눈 속에 검어 울툭불툭 광대등걸
네 무슨 힘으로 가지 돋아 꽃까지 저리 피었는가
아무리 썩은 배 반만 남았을 망정 봄 뜻을 어이하리
[제8수]
동각(東閣)에 숨은 꽃이 철쭉인가 두견화인가
건곤(乾坤)이 눈이거늘 제 어찌 피겠는가
알괘라 백설에 봄빛 만남은 매화 밖에 뉘 있으랴
안민영 시조, 매화사(梅花詞)
영매가라고도 합니다. 구름이 걸리는 산 언덕에 있다는 의미의 스승의 거처, 운애(雲崖) 산방. 거기에 모인 가객들은 스승 박효관과 그 제자인 작가와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거문고로 반주를 맞추며 노래를 주고받습니다.
이른 봄, 아직 겨울 기운이 가시기 전입니다. 눈까지 쌓여 산속은 고적한데 매화 몇 송이가 거친 가지를 뚫고 피었습니다. 하얗다 못해 푸르스름한 청매입니다. 꽃은 작지만 그 향은 주위를 감쌉니다. 스승과 제자는 매화를 두고 노래합니다. 스승이 노래하면 제자가 거문고를 탑니다. 제자가 노래하면 스승이 거문고를 연주합니다. 그 소리는 매화향과 어울려 산 멀리까지 울립니다.
매화를 예찬하는 이 시조는 입에 입을 거쳐 전파됩니다. 안민영의 시조는 조선 곳곳에서 봄날 매화를 예찬하는 노래로 불립니다. 고단한 삶 속에도 아름다움을 찾았던 것이 우리 조상들 모습입니다. 그런 결과가 고려청지, 조선백자가 됐듯이 매화사도 이리 태어났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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