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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오유권 단편] 호식(虎食), 1957년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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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虎食), 1957년 현대문학

'호식', '호랑이 밥'이 됐다는 얘기였다. 백정 '꺽쇠' 집안 이야기다. 꺽쇠는 자신의 어미가 죽기 전에 일러준 얘기대로 집 나간 아비 제사를 같이 지내게 된다. 어미  얘기로는 점등 장터 넘는 고개에서 아비가 호랑이밥이 된 게 틀림없으니, 자신이 죽으면 같이 젯밥을 차리라는 당부였다.

젯날이 되어 장에서 쇠고기 한 덩이와 북어 두 마리를 지게에 달고 점등 고개를 넘다가 비를 피해 어느 주막에 들러 경상도 사투리 쓰는 노인의 얘기를 듣는다. 그 노인은 40년 전에 이곳을 떠나 객지를 돌다가 고향땅에 묻히기 위해 왔다는 것이다. 이야기 전개되는 투가 이효석의 '메밀꽃...' 냄새도 풍긴다.

백정 신분의 꺽쇠를 통해 50년대까지 남았던 신분제의 잔재를 다루고 있다. 게다가 40년 객지에서 어렵게 살았던 부초 같은 삶도 다룬다. 그간의 다른 소설과는 결이 다른 오유권의 단편소설이다. 물론 해괴한 부자 상봉이라는 도식적인 만남이 식상한 감이 있지만, 첫날밤 얘기를 비롯 흥미로운 디테일이 많다.

민난 지 이틀 만에 자기 집 대문 앞에 쭈그리고 죽은 노인을 장사를 치르면서 알게 된다. 옷을 갈아입히는 과정에서 가슴팍 독수리 문양을 확인한다. 꺽쇠 어미가 죽기 전 밝힌 자기 아비의 특징을.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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