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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오유권 단편] 황량한 촌락, 현대문학 195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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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촌락, 현대문학 1959년

세 편의 짧은 글을 모은 단편이다. 세 이야기 모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한국전쟁 당시를 그리고 있다. 첫 번째 모밀밭에서는 남매를 키우던 부부가 밭을 매다가 아내가 비행기 기총소사로 죽는 이야기다. 남편과 아내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어린 남매가 안전하도록 겹겹이 이불 등을 쌓아 여섯 살짜리 아들과 네 살짜리 딸들의 안전 조치를 취하고 모밀밭 풀을 메러 나왔다. 남편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밭고랑을 보면서 감회에 젖기도 하고 아내와의 새참을 즐기기도 했다. 정겨운 두 부부는 비행기의 기총소사로 아내가 피를 흘리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두 번째는 전쟁 통에 부모와 헤어진 어린 남매가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물론 두 남매는 구걸을 하면서도 부모가 안긴 족보만은 놓치지 않고 길을 나선다. 아무래도 위험이 도래할 것이 염려되어 외할머니 딸려 외갓집에 보냈던 남매가 다시 집을 찾아오는 도중이다. 섣달 초순 추위에 잠잘 곳을 찾아 어느 집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노인은 누군가를 도와줬다가 아들을 잃어 트라우마가 남았다. 결국 헛간에서 저녁을 지내고 배고픔을 참고 다시 집을 찾아 나서면서 끝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앵두나무집 영감네 이야기다. 아들은 부역했다고 경찰에 끌려가고 며느리는 쌀가마를 이고 산사람에게 끌려갔다. 그리고 다시 영감마저 산으로 끌려가는데, 손자들은 '하네, 하네...'를 부르면서 발을 동동 거린다. 결국 다음 날은 부역했다고 경찰에 끌려갔다가 돌아온다.

 

다시 만난 가족은 짐을 싸서 떠난다. '가자, 아무 데로라도 가자. 이보다 덜 괴롭고 더 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아무 데라도 가자.'고 떠난다. 조상들이 일군 300년 전답과 집을 버리고 어두운 고샅길을 주춤주춤 걸어 나서는 '표류족'이 된다.

 

세 이야기 모두 1950년 그 즈음 얘기다. 그냥 무지렁이로 살아가는 민초들이 이념의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가는 슬픈 얘기다.

어도비 생성형 AI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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