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색과독서/교양도서

[오유권 단편] 가난한 형제, 사상계 1963년

728x90
반응형

가난한 형제, 사상계 1963년

오유권의 소설 속 주인공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다. 그의 소설 중 가장 가난한 주인공이 '가난한 형제'의 인수와 평수 아닐까 싶다. 인수는 늦장가로 갓난아이와 아내가 있는 30세. 그 동생은 한참 어린 19살. 굶기를 밥 먹듯 지내는 약한 모친. 이렇게 다섯 식구의 가장이다. 농토가 없는 꼭두말집 두 형제는 막일을 찾아 삶을 이어간다. 영산강 하천 정비 사업도 재원이 딸려 일이 끊어진다. 동생 평수는 구걸을 시작하고 형 인수는 차부 짐을 나르려고 덤볐다. 그러나 조그만 짐을 맡았다가 텃세에 쫓겨난다.

마을 살구나무집 옥분네가 집단 자살을 했다. 남자는 문가에 그 옆에 옥분네가. 엄마 옆에 두 아이가 피강을 이뤘다. 문고리와 벼랑박이 피범벅이다.

참으로 서러운 삶이다. 강변 언덕 위 고수머리 지주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인수는 마음을 정했다. 평수를 데리고 고수머리 부잣집을 찾았다.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매일반이다. 평수는 망을 보고 인수는 낫으로 벽을 팠다. 쌀가마니 두 개를 벼랑으로 굴렸다. 평수는 먼저 줄을 타고 안착했다. 형 인수는 줄을 타고 내려오다 추락했다.

평수는 쌀가마 대신 형을 업고 집에 왔다. 쌀가마니를 그대로 둘 수 없어 형수에게 대신 지게를 매게 해서 쌀은 어렵게 옮겼다. 인수는 보통 상처가 아니다. 누구에게 보일 처지도 아니다. 결국 형 인수는 어렵게 가져온 쌀로 지은 밥 한 술 못 뜨고 죽는다.

'가네 가네 아주 가네. 우리 동네 살구남 집 너와널'에 이어 '어허 넘자 너와널'.

살구나무집 상여 소리가 구슬픈데, 꼭두말집 인수는 소리소문 없이 죽는다.

어도비 생성형 AI로 꼭두말집 그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