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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오유권 단편] 농민과 시민, 신동아 19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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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시민, 신동아 1975년

지금은 상대가 안 되는 게임이다.

'농민과 시민'

1975년 경까지는 비등했지 싶다. 경관 좋은 두루미 마을에 피서객들이 몰려온다. 주민들은 가뭄에  물대기가  한창인데 노송이 있는 백사장에는 주변 도시에서 온 피서객들이 놀기 바쁘다. 마을 청년 민태와 경천이는 두레로 물을 품다가 피서객들이 노는 꼬락서니에 성이 가신다. 특히 다혈질의 경천이는 '노송' 때문에 피서객이 많다고, '노송 제거'를 이장에게 건의한다. 이장은 어려울 거라면서 말은 건네보겠다고 했다. 피서객들에게 무시당한 경천이는 분이 풀리지 않아 저녁에 몰래 톱질을 해서 노송 몇 그루를 베어버렸다.

며칠 후 휴일이 되자 역시 피서객들이 다섯 패나 왔다. 이장은 확성기로 가뭄에 물대기 바쁜 마을 주민들 입장을 고려해서 자제해 주기를 당부한다. 그러나 놀러 온 사람들은 귓등으로 흘려듣고 계속 떠들고 논다. 경천이는 미리 약조했던 마을 청년들과 함께 피서개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엉켜 싸웠다. 지서에서 주임과 서원이 자전거로 현장에 도착했다. 각 단체 대표를 불렀다. 그리고 노송이 베어진 걸 보고 그 당사자인 경천이도 연행했다.

'농민과 시민'은 1975년 '신동아'에 발표됐다. 50년이 지난 지금은 도시민이 이렇게 찾는 농촌이라면 '미래가 있는 농촌'이라고 칭송받을 처지가 됐다. 경천이나 민태같은 청년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농촌이 됐다. 두루미 마을의 과거를 읽으면서 변한 풍토와 세태에 만감이 교차된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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