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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오유권 단편] 쑥골의 신화, 동서문학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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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골의 신화, 동서문학 1987년

1950년 9월, 쑥골 최진오와 마을 부자 동수네의 얘기다. 6ㆍ25 이후 마을은 좌익의 세상이 됐다. 동수 부부는 나이 든 부모와 아이를 밴 며느리를 두고 외가에 피신했다. 평소 마을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살았던 동수는 마을에 붙어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아버지 한세 노인도 나이가 많은 자신들이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동수부부를 피난 보낸 것이다. 9월 전세가 바뀌면서 인공세상이 끝났다. 좌익 선봉에 섰던 사람들은 산으로 피했다. 입산히지 않은 진오는 가족들의 피난 권유를 거절하고 마을에 남았다.

동수 피난 중에 가족은 모두 살해됐다. 노부부와 며느리, 태중 아이까지. 동수는 이를 간다. 남은 사람들 중 부역 의심자를 지서에 고발하고 진오는 취조를 받는다. '그날' 일에 대해. 동수 가족이 죽임을 당한 그날.

동수는 모이라는 전갈을 받고 나갔다가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끼고 뒤돌아섰다. 집으로 오는 중에 이삐집 부엌에 숨었다가 이삐네 집에서 저녁을 지냈다. 이삐는 진오 동생 순금이 친구다. 알리바이를 증명할 증인이 된 셈이다. 진오는 알리바이를 증명할 이삐 증언을 얻기 위해 수금을 통해 이삐 협조를 요청한다.

이삐는 갈등한다. 혼담이 오가는 중에 처녀총각이 밤을 같이했다는 일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 친구 오빠가 어려움에 처했는데 모른 체할 수도 없다. 이궁리저궁리 중에 전쟁 중 어떤 얘기를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 답을 얻기 위해 순금이가 이삐를 찾아온다.

"어째, 생각해 봤냐?"

"생각해 봤다. 들오너라"

가타부타 말없이 끝냈다. 답은 독자에게로 넘겼다. 독자인 내가 답을 이어본다.

"갈란다."

순금과 이삐는 친구가 아닌 시누이와 언니 사이가 됐다.

이렇게 재미없게 끝내기 싫은 작가 오유권은 마무리를 독자에게 돌렸지 싶다. 나같이 싱거운 독자를 위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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