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
허균의 작품으로 이달(李達)의 삶과 문학에 대한 평전이다. 허균의 스승인 이달의 삶을 다룬 전기지만, 서자로 태어난 이달의 생애를 통한 신분사회고발성 글이기 때문에 고소설로 분류된다.
집안 내력이 먼저 소개된다. 서자라는 굴레 때문에 불우한 삶의 주인공 이달의 특정 시기를 강조한다. 이달의 제자였던 작가 허균은 이달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펼쳐 전기 형식이지만 한문소설로 분류한다.
허균은 논평에서 서얼에 대한 차별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 작가는 자신의 문학 스승 이달을 그리면서 사회제도의 잘못을 비판했다. 제목이 '손곡산인전'이 된 것은 이달이 5년 동안 원주 손곡에 칩거하여 당시를 공부했기에 붙여졌다. 이달의 시는 고향 홍성과 중요 시기를 살았던 원주에 시비로 남겨졌다.
작품의 내용
손곡산인 이달(李達)은, 자는 익지(益之)이며 쌍매당(雙梅堂) 이첨(李詹)의 후예이다. 그의 어머니가 천비(賤碑)여서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했다. 그는 원주(原州) 손곡(蓀谷) 마을에 살면서, 마을 이름을 따서 스스로 호를 '손곡'이라 했다.
이달은 어릴 때 모든 글들을 통독했고 글을 지음에는 퍽 유창했다.
한리학관(漢吏學官)이 되어서는 마음에 합당하지 않음이 있어 그것을 버리고 갔다. 늘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 옥봉(玉峰) 백광훈(白光勳)과 어울리기를 서로들 좋아하였고 그들과 함께 시사(詩社)도 만들었다.
이달은 시를 공부함에 소장공(蘇長公)을 본받아서 그의 시 골자를 얻어 수백 편씩 베껴서는 읊기를 좋아했다.
어느 날, 사암(思唵)이 이달에게 말했다.
"시도(試道)는 당시(唐詩)로써 그 기준을 삼아야 하네. 자네가 비록 호방한 것을 좋아하나 두 가지에게 낙제를 하고 있네. 이태백의 악부가(樂府歌)를 읊어 보게."
이 가르침을 받고, 이달은 확연히 시의 정법이 이에 있음을 깨닫고는 고학(古學)에 몰두키 위해 손곡의 전장(田庄)으로 돌아가 은거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이태백 및 성당(盛唐) 십이가(十二家)와 유수주(劉隋州), 위좌사(韋左史)에서부터 백륜(伯倫) 유령(劉伶)과 '당음(唐音)'에 이르기까지의 글들을 뽑아서 모조리 외웠다. 밤에 시작하여 동이 틀 때까지 자리에서 꼼짝 않았다. 이러기를 5년 만에 황연히 깨달은 바가 있어 시험 삼아 시를 지었더니, 언어가 심히 맑아 옛날의 모양을 탈피했다. 곧 여러 시인들의 체를 본받아서 길고 짧은 것 및 율절(律絶)을 지으매, 구절은 다듬어졌고 글자는 세련되었으며, 성(聲)은 고르고 율(律)은 조화를 이루었다. 자기의 시가 혹 적당치 않다고 생각되면 늘 고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정리
이달(李達)의 삶을 다룬 '전'의 형식을 따랐다. 그러나 삶 전체를 다루는 전기와는 달리 주인공의 불우한 특정 시기를 조명하면서 작가 허균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점에서 사회비판 소설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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