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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음악

쇤부른궁 여름밤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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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3일 베토벤음악감상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로코코 양식 최대 걸작 쇤부른 궁!

그곳에서는 매년 여름밤 하루, 멋진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주 발트뷔네 야외음악회에 이어지는 쇤부른 궁 야외음악회도 주제가 있다. 2009년 연주에는 바렌보임 지휘다. 그 해 주제는 '밤'이었다. '밤' 하면 대표적인 음악이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2009년 쇤부른 궁은 모차르트 이 곡으로 밤이 열린다.

바렌보임 지휘 모차르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쇤부른궁 여름밤 야외음악회

음악이 있는 감미로운 밤

감상회 중간쯤, 귀에 익은 곡이 흐른다.

2012년 둘째 혼인을 앞둔 가족 휴가를 동해안 어떤 콘도로 갔다. 다음날 아침 설악 풍경이 보이는 들판으로 흐르는 음악이 있었다. 그 음악은 평생 잊히지 않는 음악이다. 멋진 설악에 걸쳐있는 구름마저 나를 반기는 여름 아침. 바다 바람을 타고 조용히 흘렀던 그 음악이 오늘 귀를 감미롭게 파고든다.

설악이 바라보이는 동해에서 들었던 바로 그 음악이! 주빈 메타 지휘의 2015년 쇤부른 궁 연주 시작 음악이었다. 시공간이 마구 허물어지는 상황이다. 음악에는 괴력이 있다. 그래서 안철 선생님이 못 빠져나오지 싶다. 아니, 안 나오시는게다.

흥건히 적셔드는 당시 감성.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우리의 멋진 강산에서 음악에 푹 젖었는데, 그 느낌 그대로 살아서 돌아온다. 페르귄트 모음곡 제1번 'Morning Mood'였다.

주빈 메타 지휘 'Morning Mood'

이어지는 슬픈 곡 '오제의 죽음', 또한 나를 저만큼 홀로 세운다. 오제는 페르귄트의 어머니다. 페르귄트가 고향에 돌아왔을 때는 어머니 오제는 죽음을 기다리던 때. 오제의 죽음이 장엄한 음악이 되어 노르웨이 피오르드를 돌아 나간다.

오제의 죽음

페르귄트

페르귄트는 노르웨이 문호 입센의 5막짜리 연극의 주인공이다. 노르웨이의 전설의 주인공 페르귄트를 등장시킨 이 작품에 노르웨이 국민작곡가 그리그가 곡을 붙인 것이 두 차례 선별을 거쳐 '페르귄트 모음곡'이 된다.

페르귄트는 분방하기 짝이 없고 모험을 좋아하는 망나니다. 그는 첫눈에 반한 약혼녀 솔베이그를 두고 다른 신부를 훔치는가 하면, 마왕의 딸과 놀아나기도 한다. 거짓 예언자가 되어 방황하다 들통이 나 도망가고, 금광을 발견해 부자가 되지만 금괴를 싣고 오는 길에 태풍을 만나 결국 거지가 된다. 고향에 돌아온 늙은 페르귄트는 백발이 성성한 약혼자 솔베이그 무릎을 베고 세상을 뜬다.

'솔베이그 노래'를 들으면서.

그 겨울이 지나 또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
그 여름이 가면 세월이 간다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그대는 내 님일세 내 님일세
내 정성 다하여 늘 고대하노라 늘 고대하노라

젊어 소박 받은 여인이 나이 들어 백발이 되어서도 연인이 돌아올 것을 확신하면서 기다린다는 사연이다. 옛 우리 조상들 감성인데 어쩌다 노르웨이까지 갔지?

오늘 베토벤음악감상실 모임은 김 교수님을 제외한 모든 성원이 출석했다. 자꾸 힘이 빠진다는 교수님 건강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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