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자기 반려가 세상을 떴다.
그는 보험회사 '코리안'에 근무하는 이강수 과장. 강수는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실손관련 보험 조사를 과제로 받는다. '진짜 보이나마'하고 나타난 환자 단미소. 그녀는 식물인간이 된 상태. 그런데 강수 앞에 그 미소가 나타났다. 미소는 시각장애인이었다.
미소는 강수에게 설명을 원하면서 따라 붙는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모습에 미소는 없다. 강수만 있다. 아니 이럴수가. 이번에는 전화가 온다. 죽은 아내의 목소리. 다행히 그것은 꿈이었다. CCTV로 확인한 결과도 미소는 보인지 않고 강수 혼자 허공에 대고 말을 하고 있다. 미소는 육체와 영혼이 나눠졌다. 육체는 침대에 누워있고 영혼은 강수에게만 보인다. 미소는 강수에게 부탁을 한다. 혼자 말하는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강수를 이상하게 본다. 결국 미소의 청을 들어주는데 시각장애 때문에 그동안 못봤던 모든 것에 관심을 갖는다. 안내견 '망고'를 앞에 두고 턱을 만지면 좋아한다면서 강수에게 턱을 만져달라 부탁한다. 인간과 동물, 어디까지 가까이 갈 수 있나. 미소를 따라가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간다. '망고'는 왜 그랬을까?
'사고 현장에 케인이 없었다.'는 직원 차대리의 얘기. 케인은 시각장애인의 안내 지팡이다. 케인 없이 나들이 간 것을 문제 삼으라는 팀장의 요구다.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감각이 발달한다. 특히 소리와 냄새. 그녀는 그간의 시각 장애로 설움받던 때의 갈증을 강수를 따라다니면서 호기심을 해결한다. 강수는 미소와 이야기하지만 다른 사람은 못 본다.
미용실을 하는 엄마를 찾았던 미소. 엄마는 딸을 알아보지 못했다. '커트해 주세요.' 어떤 머리를 원하느냐는 엄마 물음에 답하고, '서울에서 온 단미소'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그러나 자신은 아가씨 엄마가 아니라고 딱 잡아뗀다. 미소는 엉겁결에 케인을 소파에 나두고 몸만 나왔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눈과 다름없는 케인을 두고. 그리고 더듬더듬 길을 잡아 나선다. 심난한 마음에 케인마저 없는 어려운 길을. 그리고 사고를 당한다. 사고 현장에 누워있는 육신 옆에 눈이 보이는 미소가 서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을 장애 없는 사람은 이해를 못한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여! 장애있는 사람들 편에서 입장 바꿔 생각을 해보시라.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여! 아픈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시라.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야지 싶다.
팀장은 다 죽어가는 사람, 엄마 찾아 줬다고 타박주는 팀장.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강수는 멀리 떠도는 구름을 바라본다. 그때 미소가 나타난다. 해질녘 하늘을 보면서 '이 시간 하늘이 좋다'는 미소. 봐서 좋지만 차라리 안보이는 것이 낳지 싶다는 미소는 엄마 눈물을 닦아주질 못한다면서 안타까워한다. 어차피 떠날 사람의 미소는 다른 사람들 고통을 줄여주고 싶다고 한다.
강수는 자신의 아내에게 생긴 일을 반추한다. 병자를 오래 간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수는 안다. 환자는 갈수록 심한 오해와 투정으로 사람이 변해간다. 가끔 제자리로 왔다가 또 다시 변한다. 병은 사람을 몹쓸게 만든다. 강수는 아내의 추위를 막으려고 담요를 가질러 간 사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내가 세상을 뜬데 대한 죄책감이 강수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어느날, 내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생각조차 싫다. 그러나 언젠가는 만날 수 밖에 없는 일 아닐까?
'긍감반세상'을 주문처럼 외어 본다.
- 긍적적으로 세상 바라보기
-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 반가운 마음을 담아 인사하기
- 세끼를 맛있게 천천히 식사하기
-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
역지사지(易地思之)
역지사지는 당사자들간에서 서로의 처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의 목적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함으로써 갈등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역지사지 태도는 공감 능력의 또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위키백과에서)
선아야! 미안해.
강수는 아내 죽음에 대한 죄책감을 단미소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해소한다.
강수로 나온 김남길은 먼저간 아내를 가슴에서 보내지 못한 주인공 역할을 잘 소화했다. 김남길은 언젠가 '프로파일러' 역을 맡은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과 분위기가 너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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