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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에서 한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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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친구 면회

친구가 요양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는 한때 왕성한 활동가였습니다. 문화답사! 그는 전국 곳곳을 쓸듯이 답사를 다녔습니다. 그렇게 활발하던 친구가 정년 2년전부터 파킨스 증세가 나타나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비오는 어느 토요일 면회를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면회 불가'라 합니다.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고, 이유는 업무를 감당할 인력이 없어서 라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근무 인원이 적어 면회가 어렵다고 하네요. 친구에게 전화했더니 어찌어찌해서 면회가 성사 됐습니다. 그런데 이중 출입문 밖과 안에서 '전화 면회'랍니다. 아마 4차선 도로 하나는 떨어진 간격. 유리문이 두 개 막고 있는 사이에 전화로 얘기를 나눴습니다. 오늘 드라마 보다 문득 생각난 장면입니다.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5화

금토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처음 긴장은 사라지고 일상의 노닥거리는 얘기로 진행되는군요. 영은과 재국은 마음은 오가지만 현실적 어려움의 난관이 막고있는 상태. 재국은 마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영은에게 전화를 겁니다. 4차선 도로 저편에 걸어가는 영은의 뒷모습을 보면서 파리에서 있었던 일을. 영은이 파리에서 구입한 쓸쓸한 거리 풍경 사진이 바로 자기 작품이라고. 그 작품을 구입한 여인을 10년을 한결같이 기다렸노라고.

영은, 눈물과 함께 벽이 무너집니다. 드라마는 여기서 5화 끝. 6화에 대한 기대를 남기고.

드라미 지금 헤어지는 중


아이디어를 담는 노년

좋은 방법이란 생각. 번뜻 스치군요. 눈 마주하고 하기 어려운 얘기는 적당한 간격을 두고, 그러나 풀샷으로 볼 수 있는 거리. 그 거리에서 불쑥 중요한 얘기를 던진다는 아이디어.

언젠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산장입구를 지나는데 반대편 길에서 고개 숙인 친구가 걷고 있었습니다. 의대 다니던 친구는 세상 모든 고민을 걸머진 표정으로 나를 건너다 봅니다. 우리는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진 편이 넘어 오기로. 45년 전 일이니 누가 이겼는지 기억 나지 않습니다만 그날 이후 우리는 자전거로 만났습니다. 비오는 추석날 목포까지 8시간 넘게 달리기도 하고, 무등산장에서 산수오거리까지 내리막 야간주행도 했습니다. 그런 인연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드라마 '지헤중'에서도 두 남녀가 이리되지 싶은 필이 옵니다. 물론 10년 전 죽은 형과 얽힌 미스테리 보따리가 풀어지지 않은 상태이니, 작가 의도대로 말려들 개연성이 큽니다만. 치숙이 건만은 무시 모드로 진행될 것 같아요. 아님 더 무섭게 패악질을 해올수도 있겠고.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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