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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한 손에 가시를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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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가시를 들고

한 손에 가시를 들었다. 다른 손에 막대를 들었다. 가시로는 흘러가는 시간을 막고, 막대기로는 나를 물들이려는 백발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손쓸 틈도 없다. 언제 왔는지 백발이 와서 머리를 물들였다. 아마 사람들은 모르는 지름길이 있나 보다.

고려 충선왕 시기의 우탁의 시조다. 흐르는 세월을 멋진 환유로 읊었다. 칠십 넘게 살아보니 알겠다. 작년 모습과 올 모습이 많이 다르다. '세월 이길 장사 없다'는 옛말이 실감 난다.

한 손에 가시 들고 다른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달리 그림

우탁(禹倬)

우탁(禹倬, 1262년 ~ 1342년)은 고려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단양이며 자는 천장(天章)·탁보(卓甫), 호는 백운(白雲)·단암(丹巖)이다. 1278년에 진사가 되어 과거에 급제하였다. 1308년에 감찰규정이 되었고, 부정을 고발하기 위해 백의차림으로 대궐에 들어가 충선왕의 잘못된 행위를 극간하였다.

벼슬에서 물러나 예안에서 학문에 전념하였다. 그는 경사에 통달하였으며, 특히 역학에 능했으므로 복서가 맞지 않는 일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역학자였다고 한다. 그의 공적을 기리는 단양 팔경의 하나인 '사인암'이 있으며, 1570년에는 이황의 발의로 그가 은거했던 예안에 '역동서원'이 창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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