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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1907년작 무성영화 벤허와 소설 '벤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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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허

1907년
1925년
1959년
2016년

벤허 관련 영화 제작연도.

맨 처음 만들어진 영화 벤허는 1907년작이다. 요즘 얘기되는 영화하고는 차원이 좀 다르다. 원작 소설의 몇 군데 장면만 재현한 15분 정도 단편 영화다. 당시 영화 제작 수준이 그렇다. 지금으로부터 115년 전 얘기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영화적 완성도나 인지도와는 별개로 '07 벤허는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저작권과 관련된 선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당시는 저작권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만들면서 원작자의 허락 없이 제작했던 것이다. 원작은 1880년 출간된 루 월리스 소설 '벤허'이다. 결국 1908년 소송이 제기됐고 1911년 11월에 판결이 내려졌다. 이 판결은 후대 영화 관련 저작권법에 대해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1907년 영화 벤허

소설가 루 월리스(1827~1905)는 1880년 '벤허'를 출간했다. 처음에는 비평가들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당시 미국 문학계는 리얼리즘이 대세였기에 역사소설은 한물간 소설로 인식됐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 결국 베스트셀러가 된다. 1936년 출간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출간될 때까지 50년간 미국 소설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된다.

소설 벤허 한글 번역본

히브리어에서 Ben은 '~의 아들'의 의미다. 벤허는 'Hur가문의 아들'이라는 의미인데 유대 왕가의 후손으로 예루살렘의 귀족이다. 벤허는 로마에 의해 갤리선 노예로 전락했다가 로마 귀족 퀸투스 아리우스 집안의 양자가 되어 모든 재산을 상속받는다. 그리고 전차경주 선수가 되어 자신을 모해했던 메살라와 대결한다. 메살라는 로마의 귀족이자 로마 세금 징수관의 아들이다. 벤허와는 어릴 적에 친구였다.

1959년에 제작된 영화 '벤허'가 워낙 유명해 원작의 내용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소설 '벤허'는 작가 월리스가 그리스도교에 대해 조사하고 연구하며 자신이 이해한 것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구사했다 한다. 허구 인물인 유대인 귀족 벤허를 내세워 그의 위기와 재활을 묘사하면서 배경에는 예수의 이야기가 깔려 있다. 원작의 부제가 'A Tale of Christ'로 되어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영화는 원작과 달리 영화적 재미를 위해 많은 부분이 각색됐다. 벤허 이야기는 같은 유대인이면서 나이가 비슷한 예수의 이야기를 병치하면서 전개된다.

소설은 세 명의 동방박사 얘기로 시작된다. 예수가 태어나 열하루 되던 날 오후 동방박사 세 사람이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당시 유대지방은 국제적 요충지였다. 동쪽으로는 사막, 서쪽은 바다로 막혀 좁은 산맥이 지역의 전부. 그 산맥을 따라 동쪽과 남쪽 사이에 형성된 길이 자연스레 교역로가 된다. 그것은 유대의 큰 자원. 이곳을 지나는 상품에 통행세로 부를 축적한다. 로마를 제외하고는 예루살렘만큼 외국인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 없었다. 동방박사들이 예수에게 경배하는 대목까지 소설은 무려 15%를 차지한다.

동방박사들의 경배, 알브레히트 뒤러 작

이어지는 2부에서 세월을 훌쩍 건너뛴다. 예수 태어난 지 21년이 지난 시기의 로마 치하 유대가 묘사된다. 그리고 메살라와 유다 벤허의 얘기가 소개된다. '유다 벤허'는 벤허 집안의 유다란 의미이기에 지금부터는 유다로 표현하겠다. 소설의 1/5쯤 지나서 영화에서 유다의 운명을 바꾼 불의의 사고가 소개된다. 유대의 신임 총독 발레리우스 그라투스가 지나가는 저택 모퉁이에서 유다는 기왓장을 짚고 몸을 앞으로 쑥 내밀었다. 그때 금이 가 있던 기왓장이 미끄러져 떨어진 것이다. 이에 유다는 로마군에 끌려가 갤리선 노예가 된다.

뒷 얘기는 소설 '벤허'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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