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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윤선도 시조, 만흥(漫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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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정철, 박인로, 송순과 함께 조선 시조와 가사의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힙니다. 오우가와 유배지에서 지은 시조인 어부사시사로 유명합니다. 풍수지리에도 능하여 홍재전서에는 제2의 무학(無學)이라는 별칭이 등재되기도 했고, 의사로 민간요법에 관련된 저서인 약화제(藥和劑)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연시조, 만흥(漫興) 1~3수

그의 연시조 '산수간 바위 아래'로 시작되는 '만흥'은 자연에 묻혀 사는 유유자적한 심정과 정경을 시로 담았습니다.

[제1수]

산수간 바위 아래 띠집을 짓노라 하니

내 뜻을 모르는 남은 비웃는다고 한다만은

시골에 사는 어린 나에게는 내 분인가 하노라

 

[제2수]

보리밥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 물가에서 마음껏 노니노라

그 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일 있으랴

 

[제3수]

잔 들고 혼자 앉아 머언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온다한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씀도 웃음도 없지만 못내 좋아하노라

 

산수 간에 바위 아래에 초가집을 짓고 살겠다는데, 주변 사람들은 비웃습니다. '어디 보자~'는 식이겠지요. 화자는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보리밥에 풋나물로 적당하게 배 채우고 바위 끝 물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지혜를 터득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면서 입술에 술을 적셔 봅니다. 설령 임이 온대도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합니다. 마주한 산이 말도 웃음도 없지만 그냥 좋기만 합니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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