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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윤선도 어부사시사, 가을(秋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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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어부사시사, 가을(秋詞)

[추사 1] 

속세 벗어난 곳에 좋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더냐

  배 띄워라 배 띄워라

고기 잡는 늙은이를 비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철 흥이 한가지나 가을강이 으뜸이라

 

[추사 2]

보길도에 가을 드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닻 올려라 닻 올려라

넓고 맑은 물에서 마음껏 놀아 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다

고산 윤선도가 재주가 많습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벼슬길도 올랐고 유배를 가면 가는 곳마다 원림을 만들었습니다. 그 원림에는 유불선과 풍수지리가 습합 되어 표현됐다고 합니다. 우리 고유의 '풍류도'라 할까요. 

 

일세를 풍미한 사나이가 한적한 보길도에 들어와 삽니다. 요즘같으면 누가 그를 비웃겠습니까? 당시에는 비웃는 무리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산수화 한 폭에 묻힌 노년 윤선도. 그는 보길도의 가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겨울을 준비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진기가 스밉니다. 물고기도 마찬가지. 가을 물고기가 맛이 찰집니다. 넓고 맑은 물에서 한가롭게 여생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지 물고기 잡아 입맛 다시는 것이 목적은 아닐거외다. 과외 수입이라고 해야 할까? 삶을 돌아보는 고산은 지금이 좋다 합니다.

 

젊은 날을 치열하게 살았던 사람은 노년이 좋습니다. 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그 지긋지긋한 공부에 매이지 않아도 되고. 물론 공부를 멀리하는 것은 아니겠죠. 노년에는 '써먹는 공부'가 아니라 '즐기는 공부'입니다. 공자가 얘기한 '배우고 익히면 즐겁다'는 그런 공부 말입니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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