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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
작가 매화(梅花)는 기녀 이름입니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중의적으로 사용한 시조입니다. 나이 든 기녀 매화가 늙어가는 자신을 늙은 매화나무에 빗댔습니다. 나이 든 매실나무 가지는 껍질이 벗겨지면서 거칠어집니다. 그게 산수화 대상으로는 갑이지만 노기의 눈에는 자신의 나이듦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기방에서 나이 들어봤자 몇 살이겠습니까 만은 은퇴 시기가 짧은 직종이라 피부가 거칠어지면 '아웃'입니다.
매화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이른 봄에 피는 매화는 때로는 눈 맞으며 피기도 합니다. 안민영의 시조 매화사에서는 춘설에 쌓인 매화 몇 송이를 그림 한 조각으로 그렸지만, 기녀 매화에게는 쓰린 삶으로 묘사됩니다. 그래도 희망을 걸어봅니다. 혹여 춘설이 난부분해도 꽃이 피지 않겠어 하고. 자신의 매무새를 고치면서 '춘설(春雪)'에게 빠진 님을.
옛 기녀들 이름은 이렇게 멋진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매화, 춘설, 명월, 매창, 난향 등으로. 하긴 녹수처럼 연산군을 아이 다루 듯한 기녀도 있군요. 요즘도 그 비슷한 사례가 없지는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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