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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시조] 작자미상 사설시조, 일신이 사자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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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일신이 사자 하니

이 몸이 살자 하니 물 것 견디기 힘들어 못 살리로다

 

피의 껍질 같은 가랑니(작은 이), 보리알 같은 수릉니(큰 이), 잔 벼룩, 굵은 벼룩, 왜벼룩, 뛰는 놈 기는 놈의 비파 같은 새끼, 사령 같은 등에 아비, 깔따구, 사마귀, 흰 바퀴벌레, 바구미, 고자리, 부리가 뾰쪽한 모기, 다리가 긴 모기, 살찐 모기, 야윈 모기, 그리마(돈벌레), 불지네, 뽀톡이, 밤낮으로 빈틈없이 물거니 쏘거니 빨거니 뜯거니, 심한 비루(피부병)로 살기가 어렵구나

 

그중에 차마 못견딜 것은 오뉴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하노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벌레는 모두 등장합니다. 가랑니, 수릉니, 벼룩, 빈대, 깔따구, 바퀴벌레, 바구미, 모기, 돈벌레, 지네 등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사마귀'가 등장한 것은 의외였습니다. 사마귀 생김새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싶습니다.

 

화자가 그중에 가장 못견딜 해충은 '쉬파리'를 들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방역 장비가 없던 옛날에는 쉬파리의 쉬 실는 재간을 당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황실이' 같은 어물을 말리려면 쉬파리들이 어찌나 극성을 피우는지...... 오뉴월 복더위도 지겨운데 쉬파리를 막는 노력도 지긋지긋할 것입니다. 

달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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