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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부쩍 성숙한 현수, 어느날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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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를 만나러 간다. 시간이 촉박해 휴무인 아버지 개인택시를 몰고 서둘러 나선 길. 잠시 주차중에 영업중으로 오해한 여성의 승차. 영업중이 아니라고 해도 막무가내로 주행을 요구하는 젊은 미모의 여인. 행실이 문란한 국화 유혹에 원나잇을 즐긴 현수. 깨보니 국화는 칼에 찔려 죽어 있다. 순진한 현수는 당황해서 집을 나서고 음주단속에 걸린다. 살인 사건 신고로 형사가 현장에 나오고 동선이 겹쳐 음주단속에 걸린 현수는 살인 혐의자로 체포된다.

어느 날 8화


검경의 부실 수사

수사는 담당형사의 30년 경험이 준 확신에 찬 오만으로 현수가 진범임을 결정해 검찰에 넘긴다. 승진을 앞둔 검사 태희는 부실수사임을 인지하면서도 공명심과 승진에 눈이 어두워 주변 탐문을 게을리하고 구속 기소한다. 매사가 불리한 현수의 무죄를 확신한 변호사 중한은 그동안 잡법 전문 변호사의 너울을 벗고 진심으로 현수 누명을 밝혀 나간다. 재판은 무기징역형으로 선고되고 현수는 절망에 빠진다.

옥중 고통과 성숙

누명으로 억울한 현수의 감옥살이는 말 그대로 지옥이다. 양아치 수준의 빽파 일행들에게 린치당하고 간수들에게 무시당한다. 죄수 중에 귀족(?) 생활을 하는 지태의 도움을 받으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뜬다. 그저 당할 수만은 없다 판단한 현수. 마음을 다지고 몸을 만든다. 자신을 괴롭히는 감방 양아치 두식과의 싸움에서 놈을 때려 눕힌다. 자립의 기운이 느껴지는 통쾌한 대목이다. 개인의 힘으로는 안되는 일을 체념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열어갈 강단을 갖는다

한편.

변호사 중한은 새로운 증거를 찾는다. 국화의 문란한 행실을 추적 중 마약을 제공한 의사와의 관계를 파악한다. 진범이 잡히고 현수는 석방된다. 가족과의 재회가 이뤄지고 저녁을 같이 한다. 뭇 사람들의 힐난이 자신의 집 담벼락에 낙서로 남았다. 순진하기만 했던 대학생 현수는 고통 속에 부쩍 커버렸다. 아픈만큼 성장했다고나 할까?

작품성

한 청년이 우연한 사고에 말려 누명을 쓰고 옥살이 하면서 인간성이 부서지는 과정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부조리한 현실을 깨닫고 감당하는 자세 등 한 인간의 변화를 그리고 있다. 또한 우리 사법구조의 문제를 들추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한 점은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 시청자와 같이 몰입할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 구성에서 인과 관계의 긴밀한 연결이 부족하고, 사법 현실의 부조리를 다루다 만 것같은 미적지근함이 느껴진다. 로펌의 대표가 사건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것도 개연성이 부족한데다 나중에 변론을 이어받는 서변의 역할은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신변으로 나오는 차승원의 이름값으로 몰아가는 느낌을 받게된다. 신변과 서변의 콜라보는 보여주지 못하고 신변의 개인기에 너무 치우친 드라마가 되고 말았다.

허나, 최근 우리 사법체계의 부조리한 단면을 내보이고 있고,  긴박한 상황 묘사 등 드라마로서의 상당한 수준을 갖췄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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