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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고교생들의 캐릭터 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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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 스캔들

'일타'란 '일등스타강사'를 의미하는 사교육계에서 흔히 쓰는 유명 강사에 대한 별칭이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의 주인공 최치열(정경호 분)은 잘 생긴 외모에 강의 실력도 뛰어난 일등 스타 강사로 수학계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스타다. 사교육 1번지 학원가에 있는 '더프라이드' 학원의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에게 강의를 듣기 위한 학생들은 줄을 잇는다. 자녀의 수강권을 위해 그 부모들까지 줄을 선다.

남해이(노윤서 분)의 엄마 남행선(전도연 분)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가족을 위해 대표팀을 떠나 가족들의 생계를 꾸리는 생활력이라면 따라올 사람이 없는 악착녀이다. 딸 남해이는 과외를 받지 않고 자력으로 공부하는 학생인데 수학 실력이 달려 최치열의 강의를 원한다. 딸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반찬가게와 학원을 넘나들면서 억척스럽게 일을 하는 남행선. 사실은 남해이가 친딸이 아니고 조카이다. 언니가 혼외자인 남해이를 두고 가출한 것이다. 조카를 수발하는 과정에서 어린 해이가 이모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친딸로 건사한다.

최치열과 남행선은 어느 모로 보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니다. 그 두 사람이 연분이 난 것이다. 최치열은 남행선에게 끌리고 남행선은 까칠하면서도 자신의 가게 반찬에 홀딱 빠진 최치열을 좋아한다. 일타 스캔들은 그렇게 시작된다.

학교 선생님과 학원 일타 강사

우림고 2학년 1반 담임은 후더분한 전종렬(김다흰 분)이다. 더프라이드 학원의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는 학교 다닐 때부터 같은 전공의 아는 사이. 드라마에서는 중요 역할은 아니지만 학원의 스타강사와 학교의 평범한 교사가 비교된다. 그는 깐깐하고 원칙주의자나 속으로는 학생들을 아끼는 학교 선생님으로서는 모든 것을 잘 갖춘 선생님이다.

종렬선생이 담임을 맡고 있는 우림고 2학년 1반 학생들이 이 드라마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기 학급 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그는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드라마에서도 우리나라 흔한 선생님 역을 소화한다.

우림고 2학년 1반 학생들 성장 이야기

남해이(노윤서 분)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남행선 사장의 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행선은 실제 관계는 이모다. 엄마가 어린 해이를 나 두고 가출하면서 행선이 엄마 노릇을 하게 됐다. 행선은 티 나지 않게 해이의 엄마 노릇을 하면서 해이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배려를 한다. 출생 비밀이 알려지면서 학교 생활이 어려워졌던 중학교 시절이 잠시 언급된다. 친한 친구인 장단지(류다인 분)에게 조차 망설임 끝에 밝히지 못한 비밀이다.

장단지(류다인 분)는 공부는 잘 못하나 성격 하나는 좋은 해이의 절친이다. 그녀는 매사 해이 편에 서서 문제를 도와준다. 공부를 잘하는 선두그룹에 속하지 못해도 전혀 기죽지 않는 장래가 기대되는 학생이다. 사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의 미래가 밝은 것은 아니다. 사회성 등 성격도 사회생활에는 중요하다.

이선재(이채민 분)는 해이와는 가장 가까운 사이의 남학생 친구이다. 선재 엄마 장서진(장영남 분)은 가장 위험한 엄마이다. 교육열이 높아 자식 성적에 집착한다. 오직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앞길이 풀린다는 생각으로 장남 희재(김태정 분)를 뒷바라지했다. 기대가 너무 높고 간섭이 지나쳐 희재는 은둔형 문제아가 되고 만다. 이 사실을 숨기고 둘째 아들 선재만은 꼭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한치의 빈틈을 주지 않는다. 다행히 선재는 그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에 말리지 않고 잘 버티면서 성적도 우수하다. 엄마 말을 따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장래가 밝은 인물이다. 엄마의 극성만 줄이면.

서건후(이민재 분)는 운동을 하다 몸을 다쳐 다시 공부를 해야 할 처지가 된다. 그러나 운동만 하던 건후로서는 공부를 따라갈 수가 없다. 담임 종렬은 뼈아픈 충고를 남기면서 공부에 대한 다짐을 준다. 해이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던 건후는 해이의 지도를 요청하고 해이는 건후의 멘토로 나선다. 선재는 이 상황이 매우 버겁다. 그러나 워낙에 성격도 좋고 힘도 좋은 건후라서 해이와 선재, 건후와 단지는 좋은 사이로 지낸다.

방수아(강나언 분)는 극성 엄마 조수희(김선영 분)의 딸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문제 캐릭터이다. 공부는 잘 하지만 이기적이면서 성적에 집착하는 것이 병적이다. 일등을 놓치면 병이 되는 성격인데다 엄마의 극성이 모여서 드라마에서는 혐오 대상이다. 수아 엄마는 '수아임당'이라는 닉네임으로 맘카페 활동을 통해 자녀 교육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를 모아 '올케어반'을 학원장에게 요청하여 자신들만의 공부반을 만들어 운영한다.

이렇게 우림고 2학년 1반의 몇 학생들은 각자 개성 강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벌이는 장면들이 일타 강사와 반찬가게 사장의 로맨스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공식홈페이지에 정리된 일타스캔들 인물관계도

인물관계도를 이렇게 잘 만들 수 있을까?

정리에 고수인 일타 강사의 노트를 보는 것 같다. '일타 스캔들'이 학원물인 만큼 인물관계도 구성이 뛰어나다.

여기 그대로 올려본다.

두 주인공의 로맨스

최치열과 남행선은 겉으로는 조화롭지 못한 조합이다.

최치열은 학창 시절에 가난했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고시식당에서 저렴한 식사로 끼니를 때운다. 간혹 식권이 없어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이때 식당 사장(밥집 아줌마) 정영순(김미경 분)이 자식 같다면서 밥을 먹이곤 했다. 적당한 이유를 대서 눈칫밥이 되지 않도록 하면서. '선이네' 고시식당의 반찬 맛에 길들인 치열은 그 비슷한 맛을 내는 '국가대표' 반찬을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치열은 이 사실을 처음에는 몰랐다가 나중에야 남행선이 밥집 아줌마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행선에 대해 여러모로 배려를 한다. 자신이 받았던 만큼 눈치 채이지 않게, 남모르게.

치열은 은인의 딸이라는 점에서는 호감이 가나 해이라는 고등학생 딸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행선을 멀리한다. 일부러. 그 사실을 눈치챈 해이가 유튜브 생방에 나타나 사실을 밝힌다. 행선은 친엄마가 아니고 이모라는 사실을. 그 뒤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정리

'일타 스캔들'에서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별로 흥미가 없었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 전개라 식상하기도 했고, 간간히 끼어드는 구슬 사건들도 별 흥미롭지는 못했다.

내 경우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가정적으로는 별로인 남해이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학업이나 생활면에서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이 좋았다. 그리고 엄마의 극성 속에서도 일탈하지 않고 버티는 선재와 운동을 그만둔 상황에서 새로운 진로를 탐색해 가는 건후 등이 좋았다.

드라마에서 큰 역할은 아니지만 전종렬 담임에게서도 호감이 갔다.

일타 스캔들은 로맨스로 접어들었지만 밋밋하게 진행하기가 안 됐던지 살인 사건을 끌어 들여 스릴러를 짬짬이 선보일 예정인 것 같다. 거기에 최치열에게 완전히 빠진 지동희(신재하 분)의 막판 악역이 또 하나의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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