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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여행

[문학] 원사호 모정(茅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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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사호 모정(茅亭)

 

송홧가루 날리는 4월 황금마루

누웠더니 인사하는 줄지은 서까래

천정에는 멋 부린 나이테 상량

 

일어서니 홀로 남은 내 그림자

나 먼저 가라면서 일어서지 않는데

용진산 마루에 나르는 노란 가루

 

금빛 마루에 드러누운 나를 두고

춘정을 주고받는 개고마리 두 마리

예촌마을 개울 옆 원사호 모정(茅亭)

'원사호 모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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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노년에 과분한 '대학 모꼬지 행사'를 즐겼습니다. 모꼬지 행사 중에는 '백일장'이 있습니다. 국문과 행사라 학과 다운 행사였습니다. 점심 후 '보물찾기'와 '백일장 준비'는 같이 이뤄졌습니다. 저는 옆 모정에 갔습니다.

 

원사호마을 모정에는 용진산 바람에 불려 온 송홧가루가 마루를 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 자전거 주행으로 노곤한 몸을 눕혔습니다. 천정에는 크고 작은 서까래들이 대들보에서 줄지어 내려옵니다. 나를 보더니 반갑다고 인사를 합니다. 피곤한 눈으로 게슴츠레 바라보는데 상량문이 나이테 사이로 보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읽을 수 있는 거리는 아닙니다. 잠깐 상량문을 보면 메모를 하던 고인이 된 친구를 생각했습니다.

 

마루에서 일어서는데 내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황금빛 사이로 머리와 몸통이 그림자처럼 남아 나를 배웅합니다. 자기는 그대로 있겠다 싶은 것처럼. 모정 옆에 팽나무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귑니다. 개울은 말라 물소리는 잦아서 새소리는 유난히 크게 울립니다.

 

이런 느낌을 시로 옮겼습니다.

 

'모정(茅亭)'이란 제목으로.

모정(茅亭)

백일장 결과

심사를 맡은 선생님들이 제 작품을 '차상'을 주셨네요. '장원'은 '대상'이란 이름으로, '최우수상'이란 이름으로 '차상'을 주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제가 상을 먹었습니다. 심사위원장님인 김 시인께서 평을 하시는데, '시조'를 쓰는 것이 좋겠다고 하시네요. 그래 내용을 고쳐 위와 같은 시조 형식으로 개작했습니다. 시조 형식에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모꼬지 행사에 참석한 것만도 영광인데, 백일장에서 '차상'을 받았으니 기분이 째질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장님 말씀대로 시조 분야에 매진하면 국문학과 3년 동안에 조금은 나아지겠지 싶네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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