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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여행

[답사] 황전면 미초마을 나무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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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수 찾는 여행

'벅수 사진이 필요 해!'

'지금 갈 테니 준비해.'

8시에 나섰더니. 일곡에 도착한 게 9시. 친구는 어김없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동차 키를 전해 받고 내 운전은 시작됐다.

미초리 나무 벅수

오랜만에 만지는 핸들이라 거북했지만 바로 적응된다. 친구와 체격이 비슷해서인지 아무 조작 없이 운전은 됐다.

참, 신기하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동차를 십 년은 놓고 있었는데, 몇 분 만에 운전 기능이 복원되는 것이.

'자네 섭섭해 말게나. 의도하지 않았는데 얘가 날 따라나설 것 같으이.'

친구도 수긍을 한다.

차는 횡전면을 향한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시골길로 접는데 분위기 만은 강원도 길이다. 산세도 그렇고 흐르는 냇물도 그렇다. 한적한 길을 호젓하게 달리다 지나칠 뻔 한 '미초마을'

'주민들에게는 美草, 틈입자에게는  毒草라고' 친구는 구라를 푼다. 내가 묻는다. 우리는 '미초일까? 독초일까?' 친구는 '美草'라 답한다. 시답잖은 얘기를 하면서 만난 나무 벅수는 '역시'였다. 빗물을 흠뻑 먹은 벅수는 우리를 반긴다. 아니, 내 친구를 반긴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친구가 반가운 것이다. 날이 흐려 빛의 도움은 없지만 이리저리 앵글을 맞추는 친구가 신기하기까지 하다.(나중에 알았는데, 손동작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시간이 걸린 것이다.)

내가 주변을 살피러 서성대는데 빠져 달란다. 벅수를 사진에 담는데 잡물(?)은 비켜달라는 주문이다. 두말없이 물러섰다.

미초리 벅수 옆 주사기를 단 당산나무

실상사 입구 돌 벅수

미초를 떠나는 시간, 정오 전이다.

'영암으로 Go!.'

내비로 알아보니 140km나 된다. 우중에 2시간 넘게 간다는 것이 싫다.

'너무 멀어'

글자마저 흐려진 '국장생' 찾자고 두 시간 넘는 주행은 싫다. 근거를 들이밀며 거부했다. 예전 같으면 일을 밀어붙일 친구는 살며시 꼬리를 내린다. 미안해, 지도로 근처를 살폈다. '실상사 입구 돌벅수'가  후보로 나선다.

'거기라도 가자'고 합의가 됐다. 2차선 길을 빠져 '88고속국도'로 빠져나왔다. 인월 가는 길은 출발 때와 달리 비가 계속이다. 인월은 변화가 많다. 전통 시장도 구색을 갇췄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 '국밥집'을 들어갔다. 손님이 가득하다. 친구는 순대국밥으로, 나는 돼지국밥을 시켰다. 배를 채우고 실상사 가는 길을 접었다.

'요즘 할인은 몇 살부터' 친구가 사찰 입장료를 묻는다. 친구 만 나이는 칠십 전이다.

나는 모른다면서도, 70이지 않나? 하고 짚었다. 맞았다. 만 70부터 무료였다. 친구는 몇 달이 딸렸다. 막상 입장권을 구입하려 하니 절 앞까지 그냥 들어갈 수 있단다. 게다가 요금 징수는 없다. 우리는 벅수 사진 촬영이 목적이니 굳이 절까지 갈 필요가 없다. 준비한 우산으로 친구 촬영을 도우며 냇가 이쪽 벅수를 촬영했다. 이어 다리 건너 두 벅수도 촬영했다. 새로이 등장한 나무벅수도 있다. 우산 시중을 하다 보니 사진 촬영은 못했다. 친구 옆을 지키다 절로 향하는 나무 벅수를 담았다.

실상사 입구 나무 벅수

촬영 후 돌아오는 길에 친구 걸음이 빨라진다. '왜 빨라?' 했더니 맘대로 안된단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자동으로 걸음이 빨라진 것이다.

'파킨슨'과 싸우는 친구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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