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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여행

적어라, 그래야 남는다. 적자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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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適者生存!

찾아봤다.

인간 사회를 비롯한 생물계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생존투쟁에서 생활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학설이란다.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스펜서라고.(나는 이태, 다윈이 한 말로 알고 있었다.) 즉 그의 'survival of the fittest'란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다윈은 자신의 '자연선택'이란 개념보다 이 말이 더욱 적합하다 하여 스스로 종종 사용하곤 했단다. 하지만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적합하다는 순환논리에 빠져버린다 하여 최근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추세란다.

과학백과사전에 올라온 내용을 손을 봐 올렸다. 내가 사용하는 '적자! 생존'은 그런 고상한 의미가 아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남지 않는다'는 우스개 의미로 쓴 '봉숭아 학당' 수준의 말이다.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더욱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차에 '전'이 지난해 11월 20일 무안 어부촌으로 불러내 만나면서부터 4개월 간격으로 보는 셈이다. 적어놓지 않았으면 이런 내용을 기억하기나 했겠나. 나는 구글 문서로 친구들의 만남을 기록한다. 그러다가 수틀리면 끊어버리기도 한다. 칠십을 헤아리다 보니 일일이 비우 맞추면서 살기는 힘들더라. 그러나 오늘 만난 친구들은 한결같은 동무들이다. 그래 말도 함부로 하는 편이다. 다들 이해하려니 생각으로.

나의 적자생존

화순 만연사

'홍'이 불렀다. 만연산에 산책길이 좋다고. 만연사는 몇 번 간 적이 있다만 산을 탄 적은 없다. 만연사에 얽힌 추억으로는 생닭을 싸들고 가서 절간 가마솥에 삶아 먹은 기억이 지금도 새록거린다. 그날이 1979년 10월 26일이니까. 나와 금채 형은 축배를 들기 위해 만연사에 박혀 공부하는 선흥을 찾았던 것이다. 선흥은 화순군에서 방위로 근무하며 절에서 공부했었다. 만연사 입구 개울물을 앞에 두고 절 가마솥에 삶은 닭백숙 안주로 거판스런(?) 축하연을 열었다. 기억나는 얘기는 '박은 기회주의자'라는 취지의 선흥 얘기다.

그 후로 도토리묵에 막걸리 들러 만연사 아래 허름한 주막을 들리기도 하고 다산 형제가 부친 따라 어린 시절 보냈다는 장소를 들리기도 했다. 언젠가 들렸을 때는 절 중창을 한다고 대웅전을 보호막으로 둘러싼 부산한 광경을 보기도 했다. 여튼 처음 찾았던 추억 속의 작은 절집은 아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했더니 미리 도착한 '홍'과 '전'이 반긴다. '남'은 식당으로 바로 오기로 했단다. 산책길은 데크를 깔고 주변은 옥잠화와 털머위, 산수국으로 잘 가꿨다. 오르는 길은 이 길을 추천한 '홍'이 앞장을 섰다. 나와 '전'은 뒤에서 노닥거리며 게으른 산책을 한다. 해충 방지를 위한 액체를 뿌리기도 하고 먼지를 터는 컴프레서를 작동하기도 하면서 오만가지 해찰을 한다. '멍 때리는' 수준의 이런 산책이 좋다. 누구 눈치 볼 일도 없고, 자랑질할 일도 없다. 그냥 몸과 마음 이끄는 대로 움직이고 말한다.

수림정

화순에서 유명 집이란다. 군청 근처에 주차장이 넓어 위치가 좋다. 내 기억이 맞다면 1990년대 후반에 체육중 교감 소개로 왔던 그 집이지 싶다. 그때는 주문을 받아 그때그때 준비하는 집으로 들었다. 지금은 규모가 기업 수준이다. 방방이 손님들이 차있다. 예전에는 바닥에 방석 깔고 앉아 한상 그득한 음식을 즐기던 한정식이다. 요즘은 식탁에 앉아 코스로 나오는 요리를 먹는다. 횟감이 먼저 나오고 다른 것들이 순서대로 나온다. 밥은 바닥을 겨우 가릴 정도. 참, 세상 많이 변했다. 사십여 년 전 개울가 닭백숙에서 식탁에서 즐기는 한정식까지.

오늘도 '적자생존'을 실천에 옮긴다. 글 솜씨도 없으면서 글을 쓰는 것은 '생존' 때문이다.

내 삶의 의미가 여기 있으니.

하루를 즐거운 추억으로 채워준 동무들, 그리고 그 짝꿍들 고마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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