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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독서/교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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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조선 후기 위항인과 여항인의 활동 위항인과 여항인 '위항인(委巷人)'이라는 용어는 조선 후기에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는 유교적 신분 질서가 매우 엄격했습니다. 중인 이하의 계급 출신은 양반의 신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인 이하의 계급 출신 중에서 경제적인 안정과 양반들이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함양한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양반의 신분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자신들의 소양과 재능을 발휘하여 문학, 음악,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가리켜 '위항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위항(委巷)'이라는 말은 '마을 밖에 있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위항인들은 양반들이 거주하는 마을 밖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위항인들은 신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자..
[시조] 홍랑, 묏버들 갈해 것거 홍랑과 최경창홍랑은 조선 선조대 시기에 활동한 기생으로, 문예 작품을 남긴 기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경도 홍원현 출신이며, 황진이, 이매창과 함께 유명한 인물로 꼽힙니다. 홍랑은 기생으로서의 정조를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며, 고죽 최경창과의 만남과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1573년에 최경창이 북도평사로 발령받아 함경도 홍원현으로 갔을 때, 홍원현 현감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연회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홍랑과 최경창이 만났습니다. 그러나 홍랑은 관기였기 때문에 최경창을 따라갈 수 없었고, 첫 만남은 짧게 끝났습니다. 그 후 2년 뒤인 1575년, 최경창이 큰 병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홍랑은 밤낮으로 7일 동안 길을 걸어서 서울에 도착하여 최경창을 돌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경창은 홍랑을..
[시조] 이현보, 어부단가 이현보이현보는 조선시대 연산군과 중종 때의 문신이자 학자로, 시호는 효절이라고 합니다. 그는 1498년 식년문과에 급제한 뒤, 여러 벼슬을 거쳐 1504년에는 사간원정언이 되었습니다. 그는 서연관의 비행을 탄핵하여 안동으로 유배되었지만, 중종반정 이후에 복직하였습니다. 그 후, 이현보는 여러 주요 벼슬을 역임하였고, 1542년에는 지중추부사로 제수되었지만 병을 이유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전사옹으로 자처하며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조카 퇴계 이황 등과 깊은 유대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문장에 능했고, 특히 자연을 노래한 시조가 많았습니다. 그의 작품 중 '어부가', '효빈가', '농악가', '농암가' 등이 그의 저서인 '농암문집..
[시조] 이개, 방안에 혔는 촛불 이개(李塏)이개(1417~1456)는 1436년 문과에 급제한 뒤, 1441년 세종에 의해 집현전 학자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는 또한 《명황계감》의 편찬에 참여하였고, 그 후 집현전 학사로서 신숙주, 성삼문, 정인지, 김문기 등과 함께 훈민정음 창제에 참여했습니다. 단종이 왕위에 오른 후, 이개는 왕자의 개인 교사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단종이 세조에 의해 왕위에서 물러나자, 이개는 성삼문 등 동지들과 함께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가 체포되어 처형당했습니다. 토정비결의 저자 토정 이지함은 그의 종증손이며, 종고손은 동인과 북인의 당수이자 세 번 의정부영의정을 지낸 이산해와 임진왜란 때 명나라군 파병을 위해 노력하다가 과로사한 이산보입니다. 이개 시조, 방 안에 켜놓은 촛불은방안에 혔는 촛불 누구와 이..
[시조] 성삼문, 절의가 성삼문 성삼문(1418-1456)은 조선 전기의 문신·학자입니다. 그는 세종대왕을 도와 집현전에서 훈민정음 창제에 참여했고, 단종 복위 운동을 추진하다가 세조에 의해 죽음을 당합니다. 그는 충절과 절개가 뛰어난 인물로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절신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성삼문의 시조, 수양산 바라보며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 죽을지언정 채미를 하는 것 가 아무리 풋새엇 것인들 그 뉘 땅에 낫더니 세종이 즉위하던 해(1418년)에 성삼문은 태어났습니다. 그는 세종을 도와 집현전 학사로서 훈민정음 창제에 공이 컸습니다. 세종은 말년에 세자(문종) 건강을 염려하여 세손(후일의 단종)을 부탁합니다. 문종이 재위 2년(1450~1452) 만에 세상을 뜨고 단종이 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릅니다. 세..
[시조] 맹사성의 강호사시가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맹사성조선 초기의 유력 관리였던 맹사성(1360~1438)은 다양한 관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인물됨을 보여주었습니다. 1386년에 문과에 급제한 그는 한성부윤, 이조참의 등의 주요 직책을 역임하였습니다. 특히 1408년에 임금의 부마 조대림 국문 사건으로 태종의 노여움을 샀으나, 그의 품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복직하였습니다. 그 후 우의정, 좌의정 등의 중요한 위치에서 조선의 정치를 이끌었습니다. 또한, , 와 같은 주요 역사서 편찬에도 참여하여 학문에 기여하였습니다. 음악에도 능했던 그는 향악을 정리하고 악기를 제작하며, 조선 초기의 문화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강호사시가조선 초기에 맹사성이 작성한 '4수로 된 연시조'는 그의 일생과 자연의 네 가지 계절인 봄, 여름, 가을,..
[시조] 왕방연, 천만리 머나먼 길에 왕방연 조선 세조 때의 금부도사로서 단종의 영월 유배 갈 때 단종을 호송했습니다. 조선조의 금부는 지금의 사법 집행기관입니다. 당대 실록에는 이름이 없지만 유배 호송인들에 포함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입니다. 그가 단종을 호송하고 영월에서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곡탄 언덕에서 지었다는 시조가 '단장가'입니다. 왕방연의 시조, 천만리 머나먼 길에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맘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청령포에 단종을 두고 돌아오는 왕방연의 마음을 착잡했습니다. 그는 곡탄에 도착했습니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양심이 있다면 어린 조카를 폐위시켜 머나먼 지역에 귀향을 보낸 사실을 무감각하게 보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도 둘 ..
[시조] 길재, 오백년 도읍지를 길재 길재는 조선 전기 '야은집', '야은속집', '야은언행습유록' 등을 저술한 학자입니다. 1353년(공민왕 2)에 태어나 1419년(세종 1)에 사망했습니다. 이색, 정몽주와 함께 고려의 삼은으로 불립니다. 과거에 급제했지만 태학에서 생도들을 가르치는 직만 맡다가, 고려가 망할 조짐을 보이자 노모를 모신다는 핑계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선산으로 돌아갑니다. 조선 왕조가 들어서서도 두 왕조를 섬기지 않고 경전 토론과 성리학 강해, 후학 교육에만 힘썼습니다. 그의 학통은 김종직,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로 이어집니다. 길재, 오백 년 도읍지를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유신인 작가 길재는 망한 고려 왕조의 도읍지 송도를 둘러..
[시조]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눈을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한고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르겠나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눈이 쌓여 대나무가 휘었습니다. 휘어졌다고 누가 굽었다고 하는가? 애시당초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어찌 푸르겠는가?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에도 굽히지 않을 절개를 지닌 것은 대나무 너뿐인가 하노라. 새 왕조에 협력하기를 강요하는 압력에 끝까지 맞선 고려 유신들의 높은 지조와 절개를 그리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휘몰아치는 눈 속에서도 끝까지 '푸르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에 빗댔습니다.
[시조]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원천석 1330년에 태어난 원천석은 원윤적의 아들로, 정용별장을 지낸 원열의 손자입니다. 학문에 뛰어나고, 고려 말, 조선 초의 정치 상황에 실망하여 치악산에서 농사지으며 부모를 돌보았습니다. 유학 발전에 기여했으며 어린 이방원의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태종이 그를 조정에 불렀으나 원천석은 부름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원천석의 흥망이 유수하니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에 가을풀만 오백년 도업이 피리소리에 잠겼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다 운수가 있으니, 고려의 옛 궁궐터인 만월대에 가을 풀만 무성합니다. 고려 오백 년 왕조의 흔적은 목동의 피리 소리에 잠겨 적적합니다. 석양에 길을 가는 나그네(화자)는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고려가 망하고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