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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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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대한 작은 생각 내 고향은 전남 나주의 끝단에 있는 '화탑마을'이다. 태뫼라는 산이 있는 '화산'과 고려시대 불탑이 있는 '탑동'이 합해지면서 '화탑마을'이 됐다. 우리 마을은 농촌체험마을이 되면서 주민들이 힘을 모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시골 여건에 '법인' 설립은 어려운 과제지만 마을 어른들 지혜와 나주시 지원으로 가능했다. 초대 대표는 고인이 되신 김종원 님이 맡아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셨다. 이렇게 시작된 사업은 그간 마을 터주로 여겨지는 분들이 돌아가며 법인 대표를 맡았다. 시골에서 하는 사업이라서 아무래도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이 법인을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묵시적 합의의 결과였다. 그렇게 운영되던 법인이 2023년 4월 10일 총회에서 입사한지 11년차 박수진이 대표로 선임됐다. 외부에서 이주해온..
자전거로 넘는 백두대간 57개령, 꿈... 백두대간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두류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속리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입니다. 우리나라 땅의 근골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의 옛 이름으로, 백두산을 어미산, 백두대간을 몸체로 표현하여, 지질구조나 구조선의 방향등 지표하의 지구 내부적 구조와 관계없이 지표상의 나타난 산천의 모양과 방향을 기초로하여 표기합니다. 산림청에서 소개한 백두대간 소개글의 일부입니다. 내가 꿈꾸는 백두대간 종주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종주하는 것을 꿈꿔봅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어려운 일이지요. 지리산에서 시작해서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가는 것입니다. 자전거로. 저는 일찌기 이 개념도를 그렸습니다. 남원에서 속초까지 57개령을 넘는 백두대간 길입니다. 60대 중반에 그렸던 이 지도를 다시 보..
1999년 1월 2일은 음력으로 11월 15일이었습니다 그날 그날 우리는 경주 남산에 있었습니다. 총기 좋은 답사의 달인 친구 오삼샘은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을 찾는 길을 잘못 접어들었습니다. 그해 겨울 답사는 새해를 맞아 동해 해돋이 겸해 출발한 답사였습니다. 1월 1일은 바로 동해에서 해돋이를 보고 감은사터를 먼저 돌고 다음날 경주 남산을 갔던 것입니다. 새삼스럽게 왜 '그날'을 끄집어내냐고요? 다름 아니라 오늘 그 친구를 만나 그날의 '황홀한 인상'을 반추하게 된 것입니다. 23년이 지난 '오늘' 그 친구는 걸음조차 어려울 정도로 힘들게 건강이 깨졌거든요. 점심을 일곡 서태후 '삼선짜장'을 들면서 그 추억을 끄집어냈습니다. 그날 겨울 해는 빨리 떨어졌습니다. 어둔 용장사곡을 내려오는 일행들의 발길은 어려웠습니다. 저녁이 갸웃하니 지나니 계곡 바위에..
광주 금남55번 시내버스의 여유 광주광역시 55번 시내버스 55번 시내버스는 노대동에서 장등동까지 광주광역시의 끝과 끝을 잇는 버스 노선입니다. 그래서 번호도 5가 둘이 모인 '55'일까요? 노선 자체가 재밌습니다. 이 버스는 백운우체국을 지나 서광중을 거쳐 기독병원으로 향하는 좀처럼 버스들이 다니지 않는 귀한 노선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노선을 백운우체국에서 타고 기독병원 정류장에서 내려 광주사직도서관을 갑니다. 오늘은 눈이 많이 쌓여 가다 멈추기를 몇 번씩 하는 어려운 길입니다. 서광중을 지나는데 나이 드신 할머니가 버스 앞 횡단보도를 지납니다. 보기에도 위태로운 상황. 버스 기사는 그 길을 지나 서광중 정류장을 좀 지나더니 멈춥니다. 55번 운전 기사님의 여유 하차 손님이 없기에 그냥 지나치던 버스를 멈추고 운전 기사님은 한참을 ..
흑자 인생 적자와 흑자 회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결산서에 통상 흑자(黑字)를 쓰다가 마이너스가 발생하면 적자(赤字)로 쓴다. 친구가 내 글 '적자생존'을 보고 보내온 우스개 답이다. '복숭아 학당' 수준의 농담에 정신이 번쩍한다. 내 인생을 복식부기로 정리하면 적자일까? 흑자일까? 만으로 70년을 넘기면서 '잉여'를 생각하게 된다. 자식 낳고, 그 자식이 자식 낳으면 '자연 법칙' 상 가야 옳지 싶다. 어떤 개체는 자손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을 바치는 종도 있다 들었다. 우리집 내 자리 시골 우리집 마당을 쓸다 60년 전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할아버지는 대빗자루로 빗살을 만들면서 마당을 쓰셨다. 할아버지 생년이 1909년이니 당시 53세. 나는 그 할아버지를 기억한다. 큰 일을 치를 때는 잔치상에 '홍어'..
성실한 녀석 '남주'의 밤 노동 컴퓨터라는 녀석 가끔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나는 침대에서 편히 잠들었는데, 이 녀석은 밤새워 일을 한다. '강리도 모사 프로젝트'에 따라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 전에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걸었다. 강리도 원본을 잘게 나누어 클립을 만드는 일이다. 가을 모기를 피하느라 침대에 모기장까지 두르고 눕는 나. 그 사이에도 계속 일을 하는 책상 위 '남주'. 남주는 내 컴퓨터 이름이다. 사실은 내 책상 위 '띵똥' 거리면서 일을 하는 컴의 본래 주인은 절친 '남주'다. 친구 이름 따라 컴 이름도 'NAMJU'라 지었다. 화면을 바꿔가며 일을 해내는 남주, 대견하면서도 짠하다. 그러나 내가 남주에게 매긴 평가는 '미'. 남주는 눈 못 붙이고 열심히 일했으나 몇 개의 클립에 오류가 생겼다. 좋은 평가를 ..
맛탐 동료, 참새! 맛탐 동료 점심 자리다. 어떤 녀석이 뛰어든다. 과거에는 흔히 보던 녀석이다. 녀석은 겁도 없이 앞을 서성거리며 입으로 쪼아댄다. 내 눈에는 띄는 것이 없는데. 참새 과거에는 텃새 중 제일로 쳤던 참새. 도시에서는 비둘기와 까치에게 자리를 내줬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다. 문제는 잡식성이라 벌레도 먹지만 곡식을 더 즐긴다. 농민들에게는 큰 골치다. 벼가 익기 전까지는 벌레를 잡아먹던 참새가 낱알이 단단해지면 곡식을 선호한다. 우리 어린 시절 농촌에서는 가을 참새를 쫒는 일은 큰 과업이었다. 짚을 꽈서 만든 참새총(?)은 소리가 제법이다. 큰 원을 그리며 돌리다 방향을 바꿔 내리치면 총소리가 난다. 그 소리를 이용해 참새를 쫒곤 했다. '허수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수아비'의 주목적은 ..
요거트가 될까? 막걸리가 될까?, 노노맛탐 노노음탐, 노노맛탐 '음식 탐구'에서 '음탐'은 나왔다. '맛 탐구'에서 '맛탐'은 나왔다. '음탐'은 아무래도 완성된 요리를 염두에 둔다. 결국 '요리' 쪽으로 대상이 좁혀진다. '맛탐'은 맛에 초점이 있다. 물론 요리의 맛도 맛이겠지만 '특정한 식자재의 맛', 원초적인 것이 느껴진다. 오늘은 '음탐'이 아니고 '맛탐'이다. 어제 요거트와 막걸리를 적당히 섞어 온도를 달리해서 세 군데 분산 배치를 했다. 결과는 모두 비슷했다. 막걸리 쪽으로 변했다. 요거트가 알콜로 변환되는 쪽이다. 걸쭉한 요거트가 이니고 잘 풀린 막걸리. 결국 알콜 발효가 진행된 셈이다. 물론 기존 막걸리 맛은 아니다. 제법 깊이가 느껴지는 새로운 맛이다. 밤사이 요거트와 막걸리 알콜효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다퉜을까? 아니면 서로..
나주 합하, 羅闔이냐? 羅蛤이냐? 비단 고을 여인, 라합 조선말 세도가 김좌근의 첩에 '나주 출신 양 씨'가 있었다. 김좌근의 세도가 하늘을 찌를 정도이니 첩 문전에도 발길이 빈번했다. 나주 출신 합하(闔下)라는 존칭이 따를 수밖에. 예나 지금이나 이런 사례를 그냥 지나치는 우리 백성이 아니잖나. '나주 출신 조개'라는 별칭을 따로 붙여 중의적으로 썼다. 나합(羅蛤)에는 그런 사연이 있다고 고교 은사님인 영어 담당 이민성 선생님 얘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나주 출신이기에. 성경에 나오는 라합 '이삭줍는 시인' 박 장로님 블로그에 들렸다가 '라합' 소식을 접했다. 시인이신 장로님 시에 '기생 라합'이라고 돼 있지 않나. 羅蛤을 얘기하는 줄 알고 '깜짝'했다. 읽어보니 성경에 나오는 '라합'이다. 이천 년 세월을 넘나들며 두 여인의 비슷..
바뀐 양동시장 양동시장 볼트를 사려고 양동시장을 들렸다. 1989년에는 새벽마다 양동시장을 들렸다. 싱싱한 식자재 구입을 위해. 내 기억은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는 각화동 시장이 생기기 전이다. 양동시장을 거죽만 보고 다녔지, 속살을 볼 기회가 없었다. 오가면서 경열로 변 노점들만 훑었지 안으로 접지 않은 것이다. 년 전에 국밥집을 찾은 일은 있다. 밥집이 있는 곳은 길 가까이 경열로 변에서 시장 속 옛길 양변에 있다.